국민銀, 프라삭·부코핀 등 해외에서 공격적 베팅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KB국민은행이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연이은 인수합병(M&A)에 성공하며 공격적인 성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리딩뱅크' 타이틀을 두고 신한은행과 치열한 경쟁을 이어왔다면, 이제는 지난 2분기를 기점으로 확실한 승기를 잡은 모양새다.

반면 신한은행은 국내외 시장의 자산 성장에서 상대적으로 주춤하다.

두 은행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충당금을 늘리며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국민은행은 리스크를 감내한 양적 성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민은행 당기순이익은 1조2천467억원으로 신한은행(1조1천407억원)을 1천60억원 앞섰다.

2분기 실적 결과가 주효했다. 국민은행은 6천60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신한은행(5천142억원)을 1천500억원 가까이 따돌렸다.





국민은행은 지난 2분기 총 영업이익(2조1천78억원)이 전분비 22.6%나 급증했다. 전년 대비로도 16.4% 증가했다.

신한은행(1조7천428억원)은 분기비 3.9% 늘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며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줄지 않은 만큼 선방했다는 표현도 가능하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성장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정체됐다.

신탁상품 판매 규제와 은행권의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이슈로 두 은행 모두 순수수료이익은 분기 기준 10% 안팎으로 역성장했다. 다만 연간 기준 감소 폭은 신한은행이 더 컸다.

신한은행은 라임펀드에 이어 아름드리펀드 등 판매한 사모펀드의 부실이 연이어 발견되고 있어 향후 관련 이익을 늘리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하반기에는 이들 사모펀드 보상과 관련한 충당금 적립도 불가피하다.

반면 국민은행은 굵직한 부실 사모펀드 사태를 모두 피했다. 덕분에 고객들 사이에서 신뢰도가 올라가는 반사이익도 커졌다.

대출에 기반한 자산 성장 부문에서도 국민은행이 우위를 점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원화대출은 두 은행 모두 3월 말과 비교해 2% 중반의 비슷한 성장을 보였다.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정책적 대출 공급을 요구해서다.

문제는 하반기에 얼마나 대출을 공급할 여력이 있는지다.

신한은행은 99.4%로 금융당국의 권고치(100%)에 근접했다. 물론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당분간 예대율을 5%포인트까지는 여유 있게 관리할 수 있도록 당국이 규제를 완화했지만, 예대율 상승은 은행에 대출자산을 늘리는데 부담이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역시 국민은행보다 신한은행이 0.10%P 높다.

상대적으로 비외감법인 대출이 많은 신한은행은 구조적으로 NPL 비율이나 연체율이 국민은행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신한은행이 최근 몇 년간 공격적으로 비외감법인 대출을 늘려온 것은 대출의 수익성이 좋아서다. 하지만 높은 연체율은 비외감 대출 성장의 장애물이다. 신한은행의 연체율은 0.30%로 국민은행(0.21%)보다 0.09%P나 높다.

그간 영업력을 상징처럼 내세워온 신한은행이 주춤해진 사이 국민은행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지난 4월 자회사로 반영된 캄보디아 소액대출사 '프라삭(Prasac)'은 이미 상반기 실적에 반영됐다. 올해 예상하는 당기순이익 반영분은 320억원 정도다.

현재 프라삭 전체 지분의 70%를 인수한 국민은행은 내년 하반기께 잔여지분 인수 절차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달에는 인도네시아의 부코핀 지분 67%를 인수하는 절차도 마무리된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지 사정을 고려하면 당분간 이익보다 비용이 더 클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은행의 글로벌 이익을 견인할 수 있으리란 게 국민은행의 기대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2분기 실적 기준으로 두 은행 모두 코로나19에 대비한 충당금을 충분히 쌓았다"면서 "다만 신한은행은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 이슈가 남았다. 반면 국민은행은 이자, 비이자 모두 확실한 이익 체력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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