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서울 채권시장에서 저금리 기조가 지속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 이점이 높은 크레디트물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역마진이 나면서 수익이 크게 악화한 보험업계는 최근 회사채 매입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556)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누적으로 회사채를 총 3조2천392억원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회사채를 719억원어치 사들인 것과 비교하면 44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 한 해 올린 누적 총매수 1조6천102억원 대비로도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올해 기준금리가 0.5%까지 인하된 지난 5월 말 이후 두 달간 순매수한 회사채만 1조6천억원에 육박한다.

올해 기준금리가 처음 인하된 지난 3월 16일 이전까지 사들인 회사채는 2천여억원에 그쳤다.

지난달 9일에는 하루에만 3천300억원의 회사채를 순매수했고, 이는 지난 1월 21일 2천225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투자 주체별로 봐도 보험사를 제외한 다른 기관과 외국인, 정부, 개인, 기타법인 등은 올해 회사채 순매수 규모를 작년보다 줄였다.

보험사가 이처럼 포트폴리오 구성에 회사채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는 캐리 수요가 바탕에 깔려있다고 풀이된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고채보다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은 회사채에 투자함으로써 더 많은 이자 수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준금리는 올 상반기 두 번의 인하를 거치며 제로 수준까지 낮아진 것으로 평가됐고, 이와 연동해 시장금리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렸다.

지난달 31일 장중 한때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785%, 10년물 금리는 1.258%를 터치하며 연저점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달 5일 0.795%,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30일 1.283%까지 하락하면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지점에 머물렀다.

회사채('AA'ㆍ3년만기)와 국고채 간 신용스프레드는 전 거래일 기준 59bp로 지난 2012년 2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 같은 보험사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앞서 지난 4월 말 보험사의 해외투자 비중 한도를 총자산의 50%로 높이는 보험업법이 만들어진 것과 유사한 맥락에서 이뤄졌다고 풀이된다.

종전 보험업법은 보험사의 외화자산 투자한도를 일반계정 30%, 특별계정 20%로 묶어놨고,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나빠진 보험업계는 규제 완화를 요구해왔다.

보험사가 담는 회사채는 주로 'AA급' 우량 신용도의 장기물 위주지만, 기업의 펀더멘털이 우수하다면 'A급' 물량도 매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AA급'과 달리 'A급'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확대한 이후 여전히 줄지 않고 횡보하고 있어 캐리 투자 측면에서 금리 이점이 더 크다고 평가된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 중에서도 특히 보험사의 회사채 수요가 2분기부터 많아졌다"며 "보험사는 저금리로 인해 특히 어려움을 겪는 기관으로 스프레드가 조금이라도 더 나오는 곳으로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보험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최근 벤치마크(국고채) 금리가 많이 내려와 있어 캐리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AA급' 장기물 위주로 매수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다른 보험사의 한 채권운용팀장은 "재투자 금리가 낮고 역마진이 나면서 금리가 높으면서도 다소 안전한 투자처를 찾고 있다"며 "대형사는 우량물 회사채 위주로, 중소형 보험사는 펀더멘털에 따라 선별적으로 'A급'까지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채('AA'ㆍ3년만기) 신용스프레드 추이>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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