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지난 7월 기록적인 달러 가치 하락에도 달러-원 하락세가 제한된 가운데 앞으로도 달러 약세만으로 달러-원 환율이 1,180원 아래로 내려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1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장중 상승폭을 대부분 되돌리며 전 거래일 대비 0.90원 상승한 1,185.60원에 장을 마쳤다.

그동안 달러 약세를 따라가지 못했던 달러-원 환율은 8월 달러 가치 반등에도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며 여러모로 변동성이 제한된 모습이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그동안 달러 약세를 이끌었던 요인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부양책으로 인한 유동성 증가 ▲주요국 대비 부진한 미국 경기 회복 속도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부실 등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8월 들어 지난 7월 한 달간의 달러 약세가 과도했다는 인식과 더불어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달러 하락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6일 종가 기준으로 92.794까지 하락했지만,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다시 93선으로 레벨을 높였다.





달러 하락세가 주춤한 가장 큰 이유는 미중 갈등 심화로 달러화의 안전자산 프리미엄이 다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심화하는 가운데 홍콩의 정치적 자유 억압을 이유로 미국이 중국과 홍콩 인사 11명에 대한 제재에 나섰다.

중국도 이에 반발해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 등 미국 국회의원과 비정부기구 인사 등 11명에 대한 보복 제재에 나섰다.

여기에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한 미국 지표가 달러 약세를 이끌었던 만큼 지난 7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시장의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점도 달러 반등에 영향을 미쳤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중 갈등이 더 심화될 수 있는 만큼 다시 달러가 위험 피난처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모습이다.

또한, 달러 약세에 반응해 신흥국 통화가 강세로 가기에는 여전히 코로나19와 실물경기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는 점도 원화 강세를 제한한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달러가 아무리 약세라도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신흥국 통화가 달러보다 강하기 어렵다"며 "신흥국 내 코로나 상황도 불안하고 우리나라는 특히 미중 갈등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외환시장 자체의 레인지 인식이 너무 강한 점도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을 제어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또한, 최근 개인들의 해외투자 확대로 인한 달러 수요 증가도 새로운 원화 강세 제한 요인으로 떠올랐다.

환시 참가자들은 달러 약세 흐름이 큰 틀에서 아직 지속되고 있다며 달러-원이 박스권을 깨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일단 미중 이슈와 부양책 합의에 달러 약세가 잠시 멈춘 것 같다"면서도 "중국이 강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증시도 계속 강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달러 약세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화 차익실현이 나오는 가운데 다시 유로화 강세가 동반돼야 달러가 약세로 갈 것"이라며 "유로가 다시 1.19달러를 뚫고 네고물량도 나온다면 달러-원도 1,180원을 하향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아직 달러 약세가 큰 틀에서 유지되고 있다"며 "미중 이슈를 계속 살피는 가운데 중국의 보복 조치 강도 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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