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경제 전망이 개선된 데다, 이번주 기록적인 입찰이 진행돼 큰 폭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8.4bp 상승한 0.657%를 기록했다. 7월6일 이후 최고치다. 이날 상승폭은 6월 5일 이후 가장 컸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0bp 오른 0.159%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9.9bp 상승한 1.347%를 나타냈다. 2년물 국채수익률은 7월 13일 이후, 30년물은 7월 8일 이후 가장 높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44.4bp에서 이날 49.8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기대, 경제 지표 호조 속에서 국채 공급 부담이 커져 미 국채 값은 하락폭을 확대했다.

안전성에 의문은 여전하지만,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등록했다고 발표해 경제 전망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겼다.

미 국채시장은 암울한 경제 전망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었다. 지난주만 해도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503% 수준으로 장중 저점을 찍기도 했다.

인플레이션 지표도 경기 회복을 가리키며 미 국채 값에 부담을 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인 0.3% 상승을 큰 폭 상회해 미국이 디플레이션 압력에 무릎을 꿇을 위험에 처해 있다는 우려가 증폭됐다.

인플레이션이 가속하면 채권의 고정 가치를 침식하기 때문에 하락 요인이 된다.

특히 이번주 대규모 입찰이 국채 값에 부담을 줬다.

미 재무부는 이날 480억 달러 규모의 3년물을 0.179%에 입찰했다. 응찰률은 2.44배였다. 저가 매수를 모색하던 채권 매수자들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히 국채수익률이 올라, 이날 입찰에서도 강한 수요가 나왔다. 트레이더들은 입찰을 앞두고 여건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국채수익률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리기도 한다.

이날 3년물의 경우 팬데믹 대응 자금 마련을 위해 국채 매각 규모를 처음 늘리기 시작했던 지난 4월 규모보다 100억 달러가 더 많다.

수요일에는 38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 목요일에는 260억 달러 상당의 30년물대규모 입찰도 예정돼 있다. 지난달보다 각각 90억 달러, 70억 달러 늘어난 수준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지출 증가로 지난주 재무부는 전 구간에 걸쳐 국채 입찰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해 공급 부담은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의 재정부양책과 미·중 긴장 고조와 관련해서는 관망세가 강하다.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조치 이후 의회의 재정부양책 합의가 촉진될 수 있다는 기대는 유지되고 있다. 오는 15일 미국과 중국은 무역합의 이행 상황을 평가하는 고위급 회담을 연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국채 트레이딩 매니징 디렉터는 "러시아 백신은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졌고, 행정명령은 의회 조치 없이 추가 부양을 줬으며 감염률 둔화는 약간의 현실이 됐다"며 "투자자들은 이렇게 낮은 국채수익률로도 채권시장에 계속 안주하고 싶은지 자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존 카나반 수석 분석가는 "국채 공급이 늘어나는데도, 예방적인 확보가 투자펀드 수요를 뒷받침해 강한 입찰이 유지될 것"이라며 "금리 차별과 달러 기대는 해외 수요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BMO 캐피털 마켓은 "극도의 마이너스 영역으로 내몰린 해외 국채수익률과 비교할 때여전히 플러스인 미국의 명목 국채수익률은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점차 견인할 것"이라며 "최근 국채수익률 움직임은 경제에 대한 펀더멘털적 재고라기보다 공급과 관련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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