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이 유동성 장세의 조정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산 백신에 대한 의구심이 있기는 하지만 글로벌하게 보면 백신의 등장이 가까워졌다는 인식이 나타나면서 실물과 괴리된 금융시장에 현실 감각을 일깨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12일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공식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 백신은 아직 3차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도 백신 관련 소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약회사 모더나로부터 백신 1억회분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모더나의 백신은 현재 최종 임상 단계에 있다.

백신 관련 소식은 미국 국채 금리 급등에도 영향을 미쳤다. 간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6.02bp 오른 0.6440%, 2년물 금리는 2.39bp 상승한 0.1568%에 장을 마쳤다.

A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경기 부양을 위해 풀린 돈으로 그동안 모든 자산이 랠리였는데 백신이 나오면 부양책이 축소되거나 현상 유지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생길 것"이라며 "다만 전일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은 입찰 매물 부담도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동성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실물경제와 별도로 금융시장이 랠리였는데, 3차 임상시험을 거친 백신이 나오거나 하면 전 자산이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러시아의 백신 개발 소식을 그대로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백신이 곧 나올 수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며 "현실감각을 일깨워 주는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유동성의 수혜를 봤던 상황이 되돌려지면서 금 가격의 하락도 그런 면에서 동의가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욕 금 가격은 전일 4.6% 하락한 온스당 1,946.30달러에 마감했다.

시장참가자들은 국내 채권시장도 조정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중앙은행의 개입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C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최근 국내 시장은 글로벌 플로우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며 "국내도 전일 미국 금리 급등을 따라 큰 폭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A 운용역은 "국내 채권시장 금리는 많이 밀려있는 상황인데 외국인의 움직임이 관건"이라며 "이 시점에서 한국은행이 국고채 매입을 언급해줘야 금리 급등세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 운용역은 "미국 금리 급등 등 센티먼트의 변화가 눈에 띄고 있는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상승을 용인할지는 의문"이라며 "막대한 유동성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려는 연준의 작전이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연준이 금리를 진정시킬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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