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서울 채권시장이 수급 이슈에 쏠려 등락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경제 지표가 그 영향력을 되찾을지 이목이 쏠린다.

최근 주요국에서 경제 지표가 시장 예상치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위험자산 랠리가 계속되는 만큼 채권시장도 펀더멘털 측면에서 약세를 추가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주중에는 주요국의 7월 경제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중국, 유럽에서 나오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주요 경제 지표 발표에 주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발생한 지 5~6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향후 경제 회복 전망을 가늠할 경제 지표 추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최근 경제 지표는 대체로 시장 컨센서스 대비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씨티그룹의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CESI)를 보면 해당 글로벌 지수는 가파른 상승세 속에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 지수는 경제 지표의 실제치에서 예상치를 뺀 것으로 이 수치가 상승한다는 의미는 실제 발표된 지표가 시장의 기대보다 호조를 나타냈다는 뜻이다.

이처럼 지표 개선세가 뒷받침된다면 수급 부담과 더불어 채권 금리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4차 추경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거란 예상에 뚜렷한 호재나 악재가 보이지 않는다"며 "주중에 미국 경제 지표 발표가 쭉 이어지는데 7월 지표 반등세를 유의 깊게 볼 구간이다"고 말했다.

그는 "월말에 나올 내년도 예산안이 트리거가 될 수 있어 조심한다는 의미는 펀더멘털 대비해 금리가 많이 내려왔다는 생각도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경제 반등 이외에도 중국 CPI가 수해 영향 등을 반영해 상승하는 등 약세 위협으로 볼 만한 부분이 많다"며 "전반적으로 약세 요인이 더 많아 보이지만 대기 매수세가 탄탄해 금리가 쭉 오르기보다는 상단이 막히는 모습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등 주요국 국채 금리가 물가 상승률 전망치보다 낮은 점도 추가 강세를 막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날(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7월 CPI 시장 전망치는 0.7% 수준으로, 전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보다 낮은 0.6440%를 기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궁극적으로 시장에 쌓이는 것은 펀더멘털의 방향이다"며 "앞서 나간 위험자산이 조정을 받으면 채권시장이 강해질 수 있다는 베팅이 있었지만, 조정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이렇게 풀린 유동성은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텐데 과연 물가보다 낮은 채권 금리에 대한 수요가 계속 이어질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이후 씨티그룹의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 추이, 글로벌 지수>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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