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최근 미국 달러화가 약세 행진을 멈추고 반등을 이어가면서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달러 지수 반등이 가파른 하락세에 따른 속도 조절인지 아니면 반등을 위해 바닥을 다지는 중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양측의 논리가 팽팽한 가운데 달러화 강세와 더불어 미국 채권금리가 상승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를 두고 시장참가자들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12일 연합인포맥스 달러 인덱스(화면번호 6400)에 따르면 달러 지수는 사흘 연속 상승하며 93선대 중후반으로 레벨을 높였다.

지난 7월 한 달 간 달러 지수는 4%가량 하락했다. 이후 8월 들어 2년 내 최저점을 찍은 이후 사흘 연속 상승하며 미묘한 기류 변화를 보이고 있다.

다만, 93선을 뚫고 강하게 오르지도 못하는 모습이다.





한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8월 들어 상승하는 모습이다.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일변(화면번호 6540)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7월 말 0.5347%에서 전일에는 0.6440으로 마감하며 8월 들어 10bp 이상 상승했다.

◇弱달러 숨 고르기…"당분간 약세 흐름 이어질 것"

일부 환시 참가자들은 향후 달러 방향성을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면서도 당분간은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달러 약세를 이끌었던 요인은 ▲미국의 통화 및 재정 부양책으로 인한 유동성 증가 ▲미 증시 강세 등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 ▲주요국 대비 부진한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부실 등이었다.

이들은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고 최근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기도 했지만, 큰 틀에서 달러 약세 요인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급격한 달러 약세에 최근 기술적 과매도권에 진입하면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그동안 달러 약세를 이끌었던 유로화도 급격한 상승세에 차익실현 유인이 작용하면서 하락 조정을 받았지만,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EU공동회복기금 통과 후 자금이 실물시장으로 흘러가면 다시 강세 압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아직 달러 약세의 큰 틀이 변하지 않았다"며 "주식도 아직은 부양책 통과 기대 등 상승 모멘텀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을 동반한 强달러…"결국 오를 것"

다만, 최근 달러 반등이 여건 변화를 반영한 만큼 다시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있었다.

최근 달러 반등은 ▲미중 긴장 심화 ▲미 지표 호조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 둔화 ▲유로화 차익 실현과 달러 과매도 인식 등의 영향을 받았다.

달러가 약세라고 해도 미중 갈등이 심화된 가운데 신흥국 통화가 달러보다 강할 수는 없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또한, 최근 7월 고용지표 호조에 이어 전일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전월치와 시장 예상치를 상승하는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진 점도 달러 강세를 견인했다.

7월 생산자 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6% 상승한 가운데 시장 예상치인 0.3%를 웃돌았다.

이에 미 국채금리가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 등으로 상승한 가운데 달러도 강세를 나타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최근 환율 급락세가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며 "달러가 추가로 하락하기보다는 실물경기 흐름에 따라 속도 조절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에 영향력은 제한적

전방위 달러 약세 분위기와 국내 증시 상승세에도 달러-원 환율의 하락폭은 제한적이었던 만큼 달러 약세가 지속된다 해도 달러-원 하락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최근 터키 리라화 약세 등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된 만큼 신흥국으로의 자본 유입도 제한될 수 있다.

다만, 미중 갈등이 심화하고 증시가 그간의 랠리를 되돌리는 등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경우에는 달러-원 환율도 이를 반영할 수 있다.

환시 참가자들은 오는 15일 1단계 무역합의 평가를 위한 미중 고위급 회담 내용에 주목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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