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미국 재무부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비롯해 홍콩과 중국 관리 11명에 대해 제재를 가하면서 중국 시장에 진입하려는 글로벌은행들이 높은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고 CNBC가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라시아 그룹의 마이크 허슨 중국 전문가는 중국 시장에 진입하려던 미국과 해외 은행 입장에서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이번 제재는 상황을 어색하게 만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제재를 따르지 않는 은행들은 미국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할 리스크가 있다"면서 "이는 실존적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허슨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해외 은행에 보복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으로부터 더 큰 압박이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홍콩과 베이징의 경우 이탈 우려 때문에 그동안 외국 기업은 공략하지 않고 시위대, 정치인 등에 집중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제는 사업 손실 등과 같이 부드러운 방법을 통해 보복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국의 금융 시스템의 자산 규모는 약 100조달러이며 이 중 22%는 은행권에 있다.

중국 금융 시스템의 전체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불확실하다.

중국 관영 통신에 따르면 2019년 9월 말 기준으로 중국 은행 기관의 자산은 약 285조위안 즉 40조7천억 달러 수준이다.

또 중국의 주식 및 채권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지만 중국 본토의 금융산업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어 리스크와 성장 기회 모두 존재하는 상황이다.

중국 외교부 산하 싱크탱크인 중국국제연구협회(CIIS) 션 야메이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이번 제재가 주요 다국적 기업, 외국계 은행 등이 중국과 미국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론적으로 주요 은행들이 미국 은행과의 협력이 단절돼 미국 달러 거래가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러한 제재는 결국 국제 비즈니스 환경의 공정성을 해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션 연구원은 "중국은 자국의 이익과 전반적인 개혁 개방 정책을 희생하면서까지 대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소재 금융기관들은 이미 잠재적 리스크와 관련해 영업 상황을 면밀히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존 마렛 홍콩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선임애널리스트는 "많은 은행이 이미 이 문제를 위험으로 보고 있다"면서 "미국이 홍콩을 목표로 한 행동을 취하기 시작한 시점인 약 2달 정도 전부터 은행은 이미 가장 큰 문제는 캐리 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제재가 예상치 못하거나 놀랄만한 전개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요 은행인 UBS, 뱅크오브아메리카는 CNBC가 제재가 중국 본토 사업 확장 계획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질문했을 때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고 JP모건, 스탠다드차타드, HSBC는 질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jw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1시 0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