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애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면서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전자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중국과 대만계 업체가 공급하던 카메라 렌즈와 카메라 모듈을 삼성전기 등 국내 업체가 맡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전기 국내 사업장에 엔지니어들을 파견해 카메라 렌즈 수급을 타진하고 있다.

현재 대만의 라간정밀과 지니어스 일렉트로닉스에서 카메라 렌즈를 공급받는 애플이 삼성전기로 공급망 다변화를 타진하는 것이다.

거래가 성사되면 삼성전기는 애플 렌즈 공급사로 처음 이름을 올리게 되며, 내년 애플이 출시하는 저가형 아이폰에 카메라 렌즈를 탑재한다.

애플은 부품 수급을 안정화하고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전기를 신규 공급사로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삼성전기 카메라 모듈을 아이폰에 탑재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보고 있다.

애플이 카메라 모듈을 공급받아온 중국 업체 오필름이 미국 상무부가 최근 추가한 제재 대상 중국 기업 11곳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애플은 코로나19 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격화 이후 공급망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애플이 삼성전기에서 카메라 모듈을 공급받는 대신 LG이노텍으로부터 받는 물량을 확대하면서 LG이노텍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도 있다.

LG이노텍은 현재 애플 카메라 모듈 50% 이상을 담당하는 최대 공급사다.

애플이 오는 9월 공개하는 아이폰12 일부 모델에도 국내 전자업체들이 부품사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에 아이폰12용 올레드(OLED) 패널을 2천만장가량 공급한다.

애플의 하반기 신제품이 8천만∼1억대 정도 팔릴 것으로 보면 이 가운데 20∼25%가량을 LG디스플레이가 제작한 올레드로 만드는 것이다.

애플은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1 시리즈의 경우 2종은 올레드, 1종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탑재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가운데 500만장가량의 올레드 물량을 애플에 납품해왔으나 삼성디스플레이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애플이 기존 아이폰 화면을 LCD에서 올레드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올레드를 공급받을 수 있는 곳이 삼성밖에 없었다.

스마트폰 모바일 올레드의 최강자인 삼성디스플레이는 모바일용 올레드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고, 애플에 대해서는 97∼98%의 점유율을 누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애플은 패널 공급처 다변화를 꾀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로부터 받는 물량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에 2천만장을 애플에 납품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의 압도적인 점유율이 줄어들고 LG디스플레이와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현재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고품질 모바일 올레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만 생산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올레드 패널 비중을 높이면서 중국 업체들이 신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BOE 등이 현재 올레드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어 삼성과 LG의 기술력을 따라잡는 것이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BOE는 계속해서 애플에 올레드 패널 납품을 시도하고 있으나 품질이 고르지 못해 채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으로 애플이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기술력을 갖춘 국내 업체들이 신규 공급사로 이름을 올리며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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