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시대에 따라 발전하는 글로벌 외환시장 흐름 속에서 서울외환시장에서도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종가 책정에 있어 글로벌 시장 흐름에 다소 뒤처진 관행이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서울환시에 따르면 다수의 시장 참가자들은 매일 새벽 6시경 글로벌 중개사 아이캡(ICAP)으로부터 간밤 뉴욕증시 마감 무렵 NDF 시장에서의 달러-원 환율 최종 호가를 이메일 등으로 받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이 NDF 시장의 최종 호가를 참고해 개장가를 전망하는 만큼 이 가격은 외환시장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서울외환시장협의회(외시협)는 지난 2015년 역외 시장과 현물환 시장의 지나친 괴리와 '딜 미스(거래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개장 후 2분간 NDF 시장 달러-원 최종 호가와 개장가가 ±5원 이상 차이가 날 경우 경고 문구를 띄우는 등의 내용에 의결했다.

이에 따라 아이캡의 NDF 시장 달러-원 환율 최종 호가가 현물환 개장가의 실질적인 기준처럼 활용되게 됐다.

문제는 아이캡에서 제공하는 호가는 보이스 브로킹을 통한 거래로 예전처럼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가격이라는 것이다.

현재 원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글로벌 통화는 역외 시장에서 '역외 전자중개시스템(EBS)' 거래를 활용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의 경우 역외 시장 전자거래는 아직 허용되지 않았으나, 역외 소재 외국계 은행의 지점을 활용하는 방식 등을 활용해 상당 비중의 거래가 EBS로 넘어간 상태다.

상당수의 거래가 EBS로 옮겨가는 상황에서도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보이스 브로킹을 기반으로 한 아이캡 가격을 참고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최종 호가 이메일이 수작업으로 진행되다 보니, 이메일이 평소보다 늦게 오거나 누락될 경우 시장에 혼란이 가중되는 사례도 가끔 발생한다.

또 24시간 거래가 이뤄지는 역외 시장에서 임의의 시간을 정해 종가를 설정하다 보니, 시장 흐름에 다소 동떨어진다는 문제 제기도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점차 전자거래로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 흐름을 고려해, NDF 시장 최종 호가 책정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역외 시장 대부분 거래가 EBS를 통해 이뤄지는 상황에서, 아이캡의 최종 호가를 참고해야 하는 현재 상황은 다소 현실과 맞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른 외환시장 참가자도 "과거 개장가와 역외 시장 종가의 갭이 너무 큰 경우가 발생해 아이캡 가격을 기준으로 하자는 합의가 이뤄졌다"며 "당시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이었지만, 거래 형태 등이 변하고 있는 만큼 외시협 차원에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NDF 시장의 최종 호가 기준을 EBS 기준으로 변경하는 것은 역외 시장에서의 전자 거래 허용 등 외환시장 선진화 과제와도 맞닿아 있는 문제다.

또 다른 외환시장 관계자는 "EBS가 활성화되기 전에 외시협 차원에서 뉴욕장 NDF 최종 호가를 아이캡 기준으로 하자는 협의가 있었다"며 "(EBS가 활성화된 상황에서) 아이캡 호가를 계속 쓰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이 문제가 NDF 시장 전자 거래 허용과 연결되어 있다 보니 EBS 최종 호가를 대표가격으로 참고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rl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2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