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의 상반기 해외 수주 실적은 양호만 편이지만 코로나19와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매월 수주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1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해외 계약금액은 6억5천407만달러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해외 수주액은 161억4천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5% 증가했지만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4월 이후에는 매월 수주 금액이 줄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건설 업계는 전년도 해외발주 연기 물량의 영향으로 올해 중동 해외수주 실적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저유가가 겹치면서 우리나라의 핵심 해외 수주처들이 발주 물량을 줄이면서 수주 역시 급감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설사들의 주요 수주처인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의 지난 2분기 발주금액은 110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3.5% 감소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MENA의 분기 발주금액으로는 2014년 이후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코로나19의 확산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되나 유가 급락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에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이 원유 수요와 관련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중동의 주요 산유국들은 연간 예산 삭감을 결정하고 건설 프로젝트의 발주 일정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저유가 상황도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하반기 해외 수주 시장도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대형 가스 프로젝트의 발주가 예정되어 있으나 추가 지연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수주 예상 주요 프로젝트로 사우디 자푸라 가스 플랜트와 카타르와 UAE 등에서도 수주를 전망하고 있지만, 상업 입찰 일정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고, 수주 예상 시기도 연말로 미뤄짐에 따라 연내 수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저유가의 영향을 받는 석유, 가스 프로젝트보다는 일반 건축 및 토목 프로젝트의 수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신서정 SK증권 연구원은 "발주량 축소상황 고려하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건설사 모두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업체들 중심으로 올해 수주 목표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저유가까지 겹쳐 발주가 축소된 석유 등과 달리 인프라 발주는 상대적으로 악영향 적은 편"이라며 "특히 사우디, 두바이 비롯한 중동지역의 경우 탈 석유정책과도 맞물려 관광, 스마트인프라, 스마트시티 유관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저유가 상황이 계속되는 만큼 석유와 가스 관련 공사보다는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유가 영향이 적은 건축과 토목 등에서의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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