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최근 3개월간 미국 물가연동국채(TIPS)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물가지수까지 호조를 보이면서 기대 인플레이션과 달러 인덱스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커졌다.

환시 참가자들은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과 달러 인덱스의 상관관계가 클수록 미국 물가에 대한 달러-원 환율의 민감도도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미국채 수익률곡선(화면번호 4283)과 일별 TIPS 수익률곡선(4284), 달러 인덱스(6400)에 따르면 명목국채와 물가채 금리의 차이인 기대인플레이션(BEI, Break-even inflation)은 지난 4월 중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8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BEI가 급락하기 직전인 167bp 수준까지 올랐다.

한편, 달러 인덱스(DXY)는 반대의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3월 102선까지 올랐던 달러-원 환율은 지난 6월 말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92선까지 빠르게 레벨을 낮췄다.

지난 3월부터 이달 12일까지 BEI와 달러 인덱스의 상관계수를 계산해보면 마이너스(-) 0.91이 나온다.

기대 인플레이션과 달러 인덱스가 상당히 긴밀하게 연계되어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상관계수는 절댓값이 '0'에 가까울수록 상관성이 낮고 '1'에 가까울수록 상관성이 높다. 계수가 양수이면 정의 상관관계를, 음수이면 역의 상관관계를 가진다.
 

 

 

 

 

 

 


<2020년 미 국채·물가채 금리 스프레드(초록)와 달러인덱스(보라) 추이>

일부 환시 참가자들은 지난 7월 미국의 물가지수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인 원인 중 하나로 달러 약세를 꼽았다.

달러 약세로 미국 기업과 개인의 수입물가가 오른 영향이 작용했을 것이란 추정이다.

여기에 미국 물가채 금리도 넘쳐나는 유동성에 꾸준히 하락하면서 BEI 상승을 이끄는 가운데 해외 전문가들은 향후 몇 개월 동안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BEI도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더 오르는 모습이다.

환시 참가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한동안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준 가운데 7월 코로나19 재확산 분위기에서도 물가가 선방한 만큼 당분간 물가 기대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미국 입장에서는 수입 물가가 비싸지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살아날 수 있다"며 "기대 인플레가 살아나면서 미국 금리가 오른다면, 자금은 다시 미국채에 매력을 느껴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가치 하락과 기대 인플레 상승으로 연결됐는데, 어느 순간 기대 인플레 상승으로 미 금리가 상승하고 상대적으로 미국채 매력이 증가한다면 달러가 다시 강세를 보일 수 있다"며 "그렇다면 달러-원에도 상승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단순히 미국 물가 상승이 미국의 경기 회복 기대를 키우고 이로 인해 연준의 부양책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더라도 달러 강세 재료라고 해석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도 "미국 물가 상승은 달러 강세 요인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과 미국 추가 부양책 기대가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이 의미 있는 달러 강세로 연결되려면 결국 명목금리 상승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확장적인 재정정책으로 인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민간의 소득을 보전한다는 측면에서 물가채가 강세를 보이는 듯하다"며 "그러나 기대 인플레가 명목금리 상승으로 이어져야 달러 강세의 명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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