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갑작스러운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 급락을 마주한 금융시장 참가자들 반응은 다소 엇갈리면서 또 다른 논란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참가자 대부분은 CD 고시금리가 급락한 일련의 과정에서 어떠한 규칙이나 일관된 원칙을 찾아볼 수 없이 금리가 가파르게 조정된 점이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큰 폭으로 벌어졌던 CD 고시금리 괴리를 감안하면 이번 조정이 금리 정상화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1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월초 이후에 CD 금리가 조정된 날 사이에서 CD 발행이나 유통거래 간의 특별한 상관성을 찾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2bp)과 12일(3bp)에는 4개월물 CD 발행과 함께 고시금리가 하락했지만, 10일(1bp)과 11일(1bp), 13일(3bp)에는 발행 없이 금리가 내렸다. 또한 6일과 7일에는 모두 6개월물 CD가 발행됐지만 7일에만 1bp 하락을 반영했다.

이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정해진 기준이나 원칙에서 벗어나 예측이 불가능한 고시금리 움직임에 분통을 터트렸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그동안 CD 고시금리는 3개월에 딱 맞춘 발행이 없으면 안 움직인다는 생각으로 스와프 거래를 다 해놓았는데 이제 와서 금리가 급락하면서 다 꼬여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원칙이 정해지고 거기에 따라 움직이면 되는데 그렇지 않아 문제다. 일관적인 원칙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처럼 CD 금리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움직인 경우는 이례적이라면서 이번 조정은 시장에서 지켜온 암묵적인 기준에서 벗어났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 2019년 11월경 은행들이 신 예대율을 충족시키기 위해 일시적으로 발행을 확대하면서 금리가 급등한 적을 제외하면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2011년 이후 최대 변동 폭이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CD 금리가 경직된 것도 문제지만 이런 식으로 급락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며 "시장이 예측하던 룰(원칙)이 다 깨진 상태에서 또 한 번 깨져버린 셈이다"고 말했다.

그는 "여태까지는 암묵적으로 CD 금리가 움직이는 기준이 있었다"며 "예측이 가능한 선에서 금리가 조정되어야 한다. 결국 역외도 로컬 참가자도 플레이하기에 난감해진 가운데 누군가는 이득을 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그동안 CD 금리가 실거래가 대비 지나치게 높았던 만큼 가파른 조정 역시 정상화 과정의 일부라는 의견도 있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시장에서는 유통과 민평금리, 고시금리가 다르다는 걸 다 알고 있었던 만큼 정상화 과정이다"며 "그간 실거래 차를 반영하지 않았던 부분을 최초로 반영하니까 가파를 수 있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스와프 딜러는 "비정상의 정상화인데 그동안 발행이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 조정이 늦어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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