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임하람 기자 = 금융당국의 외환 관련 건전성 규제로 증권사 등의 달러 운용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파생결합증권(ELS·DLS) 규제에 따른 자체 헤지 이슈로 달러 보유 및 운용 방식에 대한 셈법이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파생결합증권 자체 헤지 규모 중 외화 유동자산 보유 비중을 점진적으로 20%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자체 헤지 비중이 높은 증권사의 경우에는, 보유해야 하는 외화 유동자산 규모가 수조원대 수준으로 커져 ELS 규모 자체를 줄이는 것이 불가피해진다.

그러나 헤지 비중이 낮은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추가로 보유해야 하는 달러 등을 어떻게 운용할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가 생긴다.

달러 자산을 달러-원 스팟 시장 혹은 FX 스와프 시장 중 어디서 커버해야 하는지도 고민으로 떠오를 수 있다.

달러 자산을 달러-원 스팟 시장에서 커버할 경우 환율 등락에 따른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고, FX 스와프 시장을 선택할 경우 환율변동위험을 헤지한 만큼의 비용이 각각 발생하기 때문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추가 달러 자산을 보유하는 데 있어 달러-원 스팟 시장과 FX 스와프 시장 모두 비용이 드는 상황이지만, 달러-원 환율의 중장기적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현 상황에서는 달러 자산을 스와프 형태로 보유하는 것이 다소 유리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1,200원대를 상회하던 달러-원 환율은 현재 1,180원대로 레벨을 낮췄지만, 시장에서는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과 증시 랠리 등을 이유로 추가 하락을 점치는 분위기다.

또, 달러-원 환율이 지난 2018년 점진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1,050원대부터 1,200원에 근접한 수준으로 오른 만큼 중간값을 고려하면 환율의 중장기적 하락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상황에서 추가 달러 자산을 달러-원 스팟으로 보유하게 되면,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을 그대로 감내하게 된다.

FX 스와프 시장을 통해 달러를 운용하더라도, 환율변동위험을 헤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들어가나 이는 환율 변동보다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상황이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전일 1년물 스와프 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615% 수준이다.

FX 스와프 시장으로 달러 자산을 운용한다고 하더라도 1년에 60bp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다.

한 증권사의 외환 딜러는 "네거티브 캐리가 나온다고 해도 스팟 시장의 변동성을 고려하면 달러 자산을 스와프 시장에서 굴리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며 "스와프 시장에서의 비용은 몇십 bp 정도이지만, 달러-원 환율은 스팟 시장에서 몇 %씩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증권사 자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환율 변동을 헤지하는 스와프 시장이 선호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증권사의 외환 딜러는 "스팟과 스와프 시장의 운용 스킴이 달라서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증권사의 자체 리스크 관리 규정 등을 고려하면 헤지가 아예 되지 않은 스팟 형태로 자금을 크게 들고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스팟 시장에서 헤지 없이 자금을 들고 가면, 자체 외환위험액이 어마어마하게 잡힌다"고 말했다.

최근 스와프 시장에서의 유동성 상황이 개선된 점도 스와프 시장을 통한 운용을 다소 유리하게 만들어 주는 요인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 중장기 전망치가 아래쪽으로 형성된 현 상황에서 당장은 증권사 등이 추가 달러 자금을 스와프 시장을 통해 운용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증폭되거나 유동성 경색 문제가 다시 발생할 경우 증권사들의 스와프 포지션 정리가 몹시 어려워질 수 있는 점도 지적했다.

민 연구원은 "현재 스와프 시장 유동성 상황은 개선이 됐지만, 향후 주가가 급락하거나 유동성 상황이 불안해지는 상황이 문제가 될 것"이라며 "유동성 문제가 다시 발생할 경우 스와프 포지션 정리 및 롤오버 등이 매우 어려워질 수 있고, 라인 문제도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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