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 20개 이상, 올해 NYSE·나스닥 상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스타트업들이 미국과 중국 간의 정치적 긴장 관계 고조에도 미국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20개 이상의 중국계 스타트업이 뉴욕증권거래소(NYSE)나 나스닥에 상장했다.

딜로직 자료에 따르면 이들이 조달한 자금은 총 40억달러에 달한다.

대다수 기업은 소프트웨어나 전기차 등 최첨단 산업에 포함된 기업이다.

올해 뉴욕에 상장한 중국 기업이 조달한 자금은 작년 조달한 35억달러를 이미 앞질렀다. 작년에 뉴욕에 상장한 중국 기업은 총 25개사에 달했다.

이날도 중국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인 KE홀딩스(베이커 자오팡)가 NYSE에 상장해 21억달러를 조달했다. 이 회사는 소프트뱅크그룹의 투자를 받고 있다.

이번 IPO는 중국 기업의 미국 내 IPO 규모로는 2018년 이후 가장 큰 것으로 회사의 가치는 225억달러를 넘어선다. KE홀딩스는 첫 거래일에 87% 올랐다.

회계법인 마컴 번스타인 앤 핀축의 드류 번스타인은 "미국 시장은 여전히 표준(gold standard)이다"라며 "만약 상장 규정이 바뀌고 금요일에 당장 문이 닫혀 상장이 중단된다고 하더라도 아마 중국 기업의 IPO는 목요일까지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는 중국기업들의 미국 IPO에 별다른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2022년까지 미국 회계 기준을 따르지 않는 중국 기업들을 상장 폐지할 수 있는 방안을 권고한 바 있어 중국 기업들의 미국 자본시장 접근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뉴욕멜론은행의 중국 기업 미국 예탁증서(ADR)를 보여주는 지수는 올해 들어 18%가량 늘어났다. 이는 S&P500지수에서 늘어난 주식 비율 4.4%를 크게 웃돈다.

투자은행이나 자문사들은 여전히 많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 IPO를 위해 대기 중이라고 전했다.

이들이 미국 시장을 택하는 것은 미국이 전 세계에서 자본시장이 가장 크고, 가장 활발하며, 가장 유동성이 큰 데다 국제 투자자들에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투자자 그룹도 다양해 많은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고 이들은 전했다.

대다수 중국 기업들이 미국 상장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르는 일명 대박을 터트리면서 다른 중국 기업들도 미국행을 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에 애론 아스 일본 제외 아시아 자금 조달 그룹 담당 헤드는 "사람들이 지정학적 긴장이나 규제 불확실성이 가져오는 위험에 경각심을 갖는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는 변화가 있다던가 수요나 욕구가 줄어드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UBS 그룹의 페이하오 황 아시아 주식 자본시장 담당 헤드는 많은 기업에는 단기적 자본 수요가 장기적 위험보다 우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장폐지 위험을 예측하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많은 기업은 자본을 조달해야 하는 단기적 욕구가 있으며 그들은 우호적인 밸류에이션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이러한 욕구를 달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회계 부정 스캔들로 나스닥에서 퇴출당한 루이싱 커피의 사례에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강한 성장 잠재력을 지닌 중국 기업에 투자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말에는 역사가 5년밖에 안 된 신생 전기차업체 리오토가 나스닥 IPO로 11억달러를 끌어모았다. 해당 IPO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UBS 등이 주관했다. 회사의 시총은 현재 131억달러에 달한다.

퓨처 캐피털 디스커버리 펀드의 밍밍 황 창립 파트너는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본산지이며 그들이 제안하는 잠재력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반도체업체 SMIC가 뉴욕 상장을 포기하는 등 홍콩이나 상하이를 선택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 계열 결제업체 앤트 그룹은 홍콩과 상하이에서 동시 상장을 준비 중이다. 앤트는 알리바바가 뉴욕에 상장돼 있음에도 뉴욕 상장을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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