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강한 연속 상승 이후 숨 고르기를 보였다. 애플과 테슬라의 액면분할 효과에 힘입어 나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을 이어갔다.

미 국채 가격은 장기물을 중심으로 강세로 급반전한 영향 등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를 반 박자 늦게 반영한 결과로 풀이됐다.

달러화 가치는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 도입에 따른 파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미국의 원유 생산이 늘어난 데다, 위험선호 심리도 다소 물러나하락했다.

지난주 장기간 낮은 금리 가능성을 시사하는 연준의 통화 정책 접근법 변화 등에 낙관론이 고조됐고, 여름 휴가 시즌이 끝나기 시작하면서도 이 흐름은 대체로 이어지고 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단지 실업률이 떨어진다고 해서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익률 곡선 제어 정책과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으며"새로운 정책 체계에서 저 실업률만으로는 금리를 인상하기에 불충분하다"고 말하는 등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를 재확인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역시 "연준이 인플레이션 2% 목표복귀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여전히 할 것"이라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한 지속해서 인플레이션의 오버슈팅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는 호조세를 보였다.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 제조업체 활동을 나타내는 8월 기업활동지수는8.0으로, 전월의 마이너스(-) 3.0에서 상승했다. 지수는 4월 사상 최저치로 폭락한 이후회복 흐름을 이어가 이번 달에는 플러스 영역으로 돌아섰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3.82포인트(0.78%) 하락한 28,430.0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7.70포인트(0.22%) 내린 3,500.31을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9.82포인트(0.68%) 상승한 11,775.46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올해 들어 41번째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우지수는 이번 달 7.6%, S&P 500 지수는 7% 올랐다. 8월 월간 수익률로는 다우는 1984년 이후, S&P 500은 1986년 이후 가장 컸다.

S&P 500은 5개월 연속 상승했다. 1950년 이후 5개월 연속 오른 것은 26번 밖에 없었다.

나스닥지수는 이번 달 9.6% 올랐다. 2000년 이후 가장 좋은 8월을 나타냈다.

이번 달 다우와 S&P 500이 올해 하락분을 모두 만회할 정도로 강한 랠리를 보인 탓에 마지막 날 뉴욕증시는 대체로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 2020년 대선을 앞두고 가을에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의 수익 확정 움직임도 나타났다. 미 의회가 8월 휴회를 끝내고 다음 달 추가 코로나19 재정 부양책에 대해 논의에 들어가게 돼 이와 관련된 불확실성도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은행주와 기술주에 주요 주가지수 희비가 엇갈렸다.

애플은 4대 1, 테슬라는 5대 1의 액면분할 이후 이날 거래를 시작했다. 각각 3.4%, 12.6% 오르며 나스닥 상승을 이끌었다.

애플의 비중이 줄어든 탓에 다우의 흐름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시총 가중 방식인 S&P 500과 나스닥과 달리 다우는 주가 가중 방식을 취한다. 주가가 더 높은 종목이 지수에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액면분할로 다우에는 애플의 영향력이 대폭 줄었다.

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재확인에 미 국채금리가 하락한 영향으로 은행주가 다우와 S&P500에 부담을 줬다. JP모건 체이스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가 모두 2% 이상 내렸다.

8월 랠리로 시장은 더욱 뚜렷한 V자형 반등을 기록하게 됐다. 3월 23일 저점 이후 다우와 S&P 500은 각각 55.7%, 60%나 올랐다. 월간으로 8월 흐름은 2월과 3월 대폭락 이후 급반등했던 4월 이후 가장 좋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경기 부양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사장 겸 최고 투자전략가는 "연준은 아주 오랫동안 금리를 제로에 가깝게 유지하겠다고 약속해 주가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며 "그 결과 주가 멜트 업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5.16% 상승한 26.44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2bp 하락한 0.695%를 기록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4bp 내린 0.131%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5.4bp 하락한 1.454%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59.2bp에서 56.4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통상적인 월말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앞둔 채권시장 매도세가 진정되는 가운데 오후 들어 미국채 수익률이 장기물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지난주의 미국채 매도 모멘텀도 진정세를 보였다. 시장 참가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다. 월말을 앞두고 투자자들은 벤치마크를 추종하기 위한 연장 선상에서 전체 포트폴리오의 만기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채권 보유량을 보충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이번 주 경제지표로는 유로존의 물가지표가 다음 달 1일에 나오고 미국 고용지표도 4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트레이더는 주말을 앞두고 발표되는 미국의 최근 일자리 동향 보고서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다우존스 집계한 바에 따르면경제학자들은 8월에 125만5천개의 일자리가 창출됐을 것으로 예측했다.

BMO 캐피털마켓의 미국 금리전략 헤드인 이언 링언은 "오늘 커브 플래트닝은 대규모 월말 듀레이션 확대 수요를 정확하게 반영했다"고 풀이했다.

아메리벳 증권의 미국 이자율 헤드인 그레고리 파라넬로는 "잭슨 홀에서 나온 정책 변화에 따른 연준의 연설은 메시지가 고르지 못했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연준이 고용과 인플레이션 모두에 대해 보다 공식적인 포워드 가이던스를 분명히 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5.90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5.410엔보다 0.497엔(0.47%)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9328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8983달러보다 0.00345달러(0.29%)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6.40엔을 기록, 전장 125.40엔보다 1.00엔(0.80%)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5% 하락한 92.189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장중 한 때 92.097을 기록하는 등 2018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의 약세도 깊어졌다. 월 단위로 4개월 연속 약세다. 유로-달러 환율은 2018년 수준을 회복했다. 유로화에 대한 8월의 달러화 가치는 5년 만에 최저 수준이며 2017년 여름 이후 월 단위로 최장기간 하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지난 27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에 적응해가고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세계 중앙은행의 연례회의인 잭슨홀 미팅에서 '유연한 형태의 물가목표제(Flexible Form of Average Inflation Targeting)'라는 새로운 정책의 얼개를 소개했다.

파월은 물가가 연준의 목표인 2%를 넘어 과열될 경우에도 일정 기간은 금리를 올리지 않는 평균물가목표제를 분명하게 언급하면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파월이 물가보다는 고용안정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장기가 지속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도 한층 강화됐다.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굳어지면서 달러화 약세 기조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연준의 부양정책으로 위험자산은 강해졌지만 안전자산인 달러화는 충격을 받고 있어서다.

일본 아베 총리 사임에 따른 엔화 강세는 진정될 조짐을 보였다. 아베의 퇴임 이후에도 저금리와 초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기조로 하는 아베노믹스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서다.

호주 달러화와 뉴질랜드 달러화 등 원자재 및 위험통화들의 강세 기조는 이어졌다. 호주 달러- 달러 환율은 는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코로나 19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위안화도 6.8위안대로 떨어져 1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달러화에 대한 위험통화들의 약진이 이어졌다.

코메르츠방크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자신들의 조치에 대한 해석에 대해서 흡족해 할지 몰라도 달러화에 대해서는 좋은 소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물가 상승률도 그렇듯이) 달러화의 역내 구매력이 더 빨리 잠식될 것으로 예상한다면 정기적으로 외환시장에서도 구매력이 유지될 것으로 추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게 유로-달러 환율이 1.19달러대 위에서 거래되고 달러 인덱스가 92.50 수준 아래로 내려선 이유다"고 풀이했다.

BNP파리바의 외환 전략가 헤드인 다니엘 카지브도 "지난 2분기에 시작된 달러화 약세 모멘텀이 지속하고 있다"면서 "지난주 연준의 메시지는 이런 기조를 강화했다"고 풀이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6달러(0.8%) 하락한 42.6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WTI는 이번 달 5.8% 올라 4개월 연속 상승했다.

빠른 복구 노력 등으로 허리케인 로라 영향에서 벗어난 유가는 다시 수요와 공급 등 펀더멘털 측면에 주목했다.

장 초반 전 세계 경기 부양 노력, 달러 약세에 힘입어 유가는 상승했지만, 미국 원유 생산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상승폭을 빠르게 축소했고 결국 소폭 하락했다. 뉴욕 증시가 8월 마지막 날 혼조세를 보이는 등 그동안 강했던 위험 심리도 다소 주춤해진 상황이다.

허리케인 로라가 강타했던 지난 26일 WTI는 배럴당 43.78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6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42만 배럴 늘어나 하루 1천43만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주와 노스다코타주에서 생산량이 증가했으며, 멕시코만 연안에서는 감소했다.

원유 시추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8월 미국의 석유, 가스 시추 설비수는 3개 늘어난 254개로 나타났다. 석유와 가스 가격이 상승하면서 미국 생산자들의 시추 재개도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원유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고, 원유 공급은 과잉인데도 달러 약세가 그동안 유가를 뒷받침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만 추가 상승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RBC 캐피털의 마이크 트란 분석가는 "현 수준에서 볼 때 달러 가치가 낮아질 경우 약간 더 유리한 원유 가격과 관계없이 원유 구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유는 이미 싸고 쉽게 구할 수 있으며 매수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수요와 가격 탄력성과의 관계는 현 환경에서 무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의 타일러 리치 공동 편집장은 "2분기 반등 초기 국면 이후 상승 모멘텀이 뚜렷하게 꺾였다"며 "기술적 지지선이 40달러를 저점 수준으로 구축된 만큼 최소 저항선은 여전히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0년 초 글로벌 봉쇄 기간 목격했던 또 다른 대규모 수요 쇼크를 차단하며 이 수준에서 지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최대 수입국인 중국 안팎에서 기록적인 원유가 저장된 것을 볼 때, 중국의 9월 원유 수입은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헤지펀드와 머니 매니저들은 공급 증가, 세계 경기 회복 부진 우려를 반영해 유가 강세 전망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이기도 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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