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미국이 중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인 SMIC(중신궈지·中芯國際)를 거래제한 기업인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러한 움직임이 미국 기업인 램리서치, KLA코프,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에 직격타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5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반도체 교역량 규모가 크다면서 미국이 중국 반도체 업계를 제재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 램리서치, KLA코프,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등은 SMIC 수출 제재 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의 대중 규제 속에서 램리서치와 KLA코프 주가는 지난 한 달 동안 각각 11%, 5%대 하락세를 나타낸 바 있다.

중국의 이동통신 부문 샹리강 애널리스트는 "솔직히 미국이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중국처럼 큰 시장을 밀어내는 것은 미국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반도체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 중 하나다.

중국 반도체협회의 웨이샤오쥔 부회장은 최근 포럼에 참석해 올해 중국의 반도체 연간 수입량도 3천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2018년부터 3년 연속 중국의 연간 반도체 수입량이 3천억 달러를 웃도는 셈이다.

샹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SMIC 수출 제재를 시행할 경우 SMIC와 화웨이가 손을 잡을 수 있다고도 말했다.

앞서 SMIC는 미국의 규제 때문에 화웨이에 반도체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가 중국 국내에서 불합리한 미국 규정에 준수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는 "SMIC도 수출 제재를 받게 되면 화웨이와 SMIC는 공식적으로 함께 일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얼마간의 시간은 필요하겠지만 두 기업이 협력하면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SMIC 수출 제재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타이덜웨이브솔루션의 캐머론 존슨 파트너는 미국의 SMIC 수출 제재 검토가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으로 충격이 번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러한 미국의 중국 제재 움직임은 미국의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존슨 파트너는 "상황이 진행됨에 따라 이러한 제재는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든 바이든 행정부든 상관없이 상황은 계속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다.

또 상하이 소재 컨설팅기업 인트라링크의 스테워드 랜달 디렉터는 이번 제재 검토와 관련해 "중국 기업이 SMIC와 비슷한 규모로 커지면 미국의 표적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중국이 어쩔 수 없이 국내에서 폐쇄적으로 직접 모든 장비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대만 반도체 리서치기업 아시아이 캐피털앤리서치의 에릭 청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이 SMIC 수출을 제재한다면 SMIC의 공급망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SMIC의 CMOS 센서, 스마트폰 지문 관련 제품, 전원관리 집적회로 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에서 28㎚ 노드를 사용하는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는 두 곳뿐으로 이 중 하나가 SMIC다.

나머지 한 곳은 상하이 소재 파운드리 화훙이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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