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 업무환경에 변화가 생겨나자 은행들이 인프라를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기존 'SSL VPN(싱글소켓레이어 가상사설망)'을 확장 구축하기로 했다.

장소나 디바이스 종류와 관계없이 기업 내부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기술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갑작스럽게 재택근무 환경 구성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새로운 기술보다는 기존의 SSL VPN 신규 또는 확장 구축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란 평가다.

신한은행은 업무용 '가상 데스크톱 인프라(VDI)'를 구축하기로 했다.

재택근무, 본부부서 이원화, 자율좌석제, 간주근로제 등 새로운 근무 형태를 지원하고자 물리적 근무 위치에 제약이 없는 개인 PC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동시에 영업점 대고객 영업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반도 마련한다.

VDI는 기업의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상에 위치한 서버의 자원을 가상화 기술로 다수 사용자에게 분배해 개인 PC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인프라 기술이다. VDI 기술은 IT 담당자가 개인 PC를 일일이 관리하지 않아도 되고 VPN 대비 보안상 안전하다. 중요한 데이터가 중앙 서버에 저장돼 데이터 유출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다만 VDI는 PC를 대체할 별도 하드웨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VPN보다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상당 규모의 예산이 요구된다. 신한은행은 이번 VDI 구축을 위해 92억원 규모의 예산을 잡았다.

앞서 씨티은행도 일하는 방식에 변화를 꾀하기 위해 신사옥을 VDI 전산을 기반으로 한 공유좌석제 등 운영이 가능한 '씨티웍스(Citiworks)' 환경을 구현했다.

농협은행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9월 말까지 '원격지원시스템'을 구축한다.

현재도 모바일오피스인 '스마트 아리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문서 시행이나 직원검색, 업무방법서 확인, 회의실 예약 등이 가능하다. 원격지원시스템은 고객행복센터를 포함한 농협은행 전 부서가 자택에서 사무소 PC에 접속해 기존에 사무실에서 수행하던 모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설계된다. 후선부서의 업무를 모두 구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클라우드 기술 기반의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한 상태다.

클라우드 PC는 데이터 저장, 처리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클라우드 서버에 올려놓고 인터넷이 연결된 모니터 또는 모바일 기기 등으로 접속해 업무처리를 하는 방식이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이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재택근무 전환 때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업무 지속성을 유지했다.

다만 대부분 은행은 이러한 흐름이 영업점까지 이어지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영업점에는 고객이 돈을 입출금하면 실시간으로 기입되는 등 고객 개인정보를 조회 또는 처리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이 있다"며 "보안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내·외부망이 연결되는 재택근무로 하기엔 제약이 있다"고 얘기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이미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으로 비대면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어 고객이 영업점에 가는 이유는 비대면이 안 되거나 현금이 필요한 경우"라며 "영업점 비대면 운영은 은행의 핵심이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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