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손성원 미국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해 "이미 75bp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0%까지 인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8일 연합인포맥스 유튜브 채널의 '바로미테뷰'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부동산시장을 위한 것도 아니고, 주식시장을 위한 것도 아니다. 거시경제를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손 교수는 "한은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나 큰 그림을 봐야 한다"며 "한은이 기준금리를 0%로 내리면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 수는 있으나,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한국 경제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손 교수는 "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큰데 올해 세계 무역액이 전년 대비 25%가량 줄고, 내년에도 크게 나아지진 않을 것"이라며 "한국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러면 내수가 중요한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악화로 거리 두기가 강화하는 상황에서 내수가 좋아질 수가 없다"며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내수가 뒷받쳐주지 못하면 올해 성장률은 -3%도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전망한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3%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도 한국과 세계 성장의 하방 요인으로 꼽혔다.

손 교수는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의견 차이가 없는 유일한 분야가 중국 문제"라며 "불공정한 무역과 인권 침해, 코로나19 발병지, 홍콩 사태 등의 이유로 미국 여론은 중국에 굉장히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 경상수지 적자가 조금은 개선됐지만, 그 이유는 중국과 무역을 늘려서가 아니고 서로 줄였기 때문"이라며 "미국 국민은 (미국을 상대로) 소비를 안 하고 저축이나 투자를 해서 수출을 하는 중국을 부정적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미국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무역갈등은 계속될 것"이라며 "글로벌 무역은 내년에도 크게 좋아지지 않을 것이고, 한국 경제도 타격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대선 전망에 대해서는 "여론조사로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앞선다"며 "여론조사에서 누구를 찍겠냐고 물으면 '바이든'이라고 답하지만, 옆집 이웃은 누구를 찍을 것 같냐고 물으면 '트럼프'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조용한 투표자'(silent voter)가 많아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으로, 만일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관측했다.

손 교수는 "분배를 중시하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세금은 오르고 규제는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바이든 공약대로 세금이 인상되면 S&P500 기업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만 12~14%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심리적으로 위축되면 증시는 더욱더 내려갈 수 있다"며 "주식 투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보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술주가 많이 올랐고 앞으로 전망도 좋겠지만, 당장 6개월 뒤에는 10~30%까지 내려앉을 수도 있다"며 "앞날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으로, 자산을 다양화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보기술(IT) 분야가 장기적으로 크게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만큼 어느 정도는 보유해야 하지만, 단기적 조정을 대비해 자산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손성원 교수는 리처드 닉슨 행정부의 백악관 경제자문위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지난 2006년과 2009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고 이코노미스트'와 '톱5 이코노미스트'에 각각 선정된 바 있다.

[https://youtu.be/RvftnLgtJ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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