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노요빈 기자 =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한국은행의 국고채 단순매입 확대 실시 결정에 대해 처음으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에 따른 공급 부담을 줄여주면서 채권 금리에도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전일 장 마감 직후 총 5조원 내외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올해 말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향후 국고채 발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채권수급 불균형과 시장금리 급변동을 선제적으로 완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4차 추경 규모가 7조원대 중반으로 가닥이 잡힌 만큼 공급 부담에 따른 충격을 완화해줄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이 시장에 명확한 연내 가이던스를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불확실성을 다소 해소해줬다는 평가를 내놨다.

한은이 그동안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보여준 입장을 고려하면 더욱 도비쉬(통화완화 선호)하게 받아들여질 강세 재료로 해석했다.

향후 단순매입 시점과 구간, 지표물 여부 등에 따라 시장에 미칠 영향은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A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한은 매입 케파(능력)가 10조원 넘게 남았다고 예상했지만 가이던스를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어서 분명 커브 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간 국고채 5~10년물 중심으로 밀렸었는데 금리 상단을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기존 1조5천억원씩 매입하던 것을 사실상 올해 남은 기간에 정례화해주겠다는 의미"라며 "추경을 반영하면서 밀린 부분을 충분히 되돌릴 정도는 된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시장금리 변동 시 별도로 안정화 조치하겠다는 코멘트가 붙었다"며 "이 정도면 기존 한은 스탠스와 비교해 상당히 시장 친화적"이라고 전했다.

C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한은이 연말까지 추경으로 늘어나는 발행량을 받아주겠다는 뜻으로 금리가 상단을 확인한 셈"이라며 "시장 전반의 강세 요인을 좀 더 부각해주는 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전과 달리 한은에서 비지표물이 아닌 지표물 위주로 매입한다면 시장 변동성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다소 의외의 타이밍이었지만 추경 물량의 상당 부분을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수급 부담으로 금리가 오른 부분을 상당 부분 되돌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어느 시점에 어떤 만기를 사주는지, 지표물인지 비지표물인지가 관건"이라며 "기존과 같이 비지표물에 단기물 위주로 단순매입한다면 효과는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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