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9일 서울 채권시장은 한국은행이 전일 장 마감 후 올해 말까지 5조 원 내외 규모 국채매입을 발표한 영향에 가파른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롱 재료가 엎친 데 덮쳤다. 뉴욕증시가 급락한 데다 미·중 갈등도 격화하는 분위기다. 채권시장은 강세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어디까지 이뤄질지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국채매입 기대가 무산되기 전인 8월 금통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기는 어렵겠지만, 국고 10년 1.50%, 3년 0.90%까지 하락은 무리가 아니다.

절대 수치만 보면 한은의 국채매입 규모는 4차 추가경정예산에 따른 추가 발행분(7조 원 중반 추정)에 못 미친다. 그러나 시장 기대는 크게 웃돈다. 최근 시장 불안에도 국채매입에 대해 한은의 적극적 행보를 기대하는 참가자는 많지 않았다.

과거 패턴으로 보면 금리가 급등하고, 공개시장운영용 국채 만기가 도래했을 때 1조5천억 원 정도 사주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는 참가자가 대부분이었다.

한은이 일련의 국채매입 일정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채 발행 급증에 채권시장의 수급 불안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은의 대응도 진화한 것이다. 채권시장은 매입 규모보다 한은의 진일보한 태도에 더욱 의미를 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지준 마감일을 앞두고 단기 자금시장이 마찰적 요인에 일부 불안한 양상을 보일 수 있지만,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중에는 오전 10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 금융 회의가 열린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세가 가팔랐던 점을 고려하면 금리 급등 문제 등이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은 정오에 발표된다.

개장 전 공개된 고용지표는 부진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708만5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만4천명 감소했다. 올해 3월부터 6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전일 뉴욕 채권시장은 대규모 입찰에도 뉴욕증시 급락 여파에 강세를 나타냈다. 미 국채 10년물은 4.33bp 내려 0.6780%, 2년물은 1.18bp 하락해 0.1369%를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기술주 조정 영향 등에 약세를 지속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각각 2.25%와 2.78%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11% 급락했다.

뉴욕 유가도 증시 불안 등에 영향을 받아 폭락했다.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01달러(7.6%) 폭락한 36.7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지난 6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중 긴장은 심화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브리핑에서 중국과의 모든 관계를 끊는 '디커플링'을 또 언급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인 SMIC(중신궈지·中芯國際)를 거래제한 기업인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등 실질적인 추가 행동 가능성도 불거졌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190.1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0.0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86.40원) 대비 3.75원 오른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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