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노조서 사외이사 2명 추천…캠코·기업銀도 추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 복수의 사외이사를 추천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끊임없이 추진돼온 노조추천이사제가 다시 불 붙는 모양새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10일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책임경영(ESG경영) 전문가 2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후보자는 윤순진 서울대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다.

우리사주조합은 윤 교수에 대해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국내 최고 수준의 환경·에너지정책 전문가로, 류 대표는 국내 최고의 지속가능경영 컨설팅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 사외이사를 추천키로 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각각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주주총회 표결 과정에서 부결됐다. 작년에는 백승헌 변호사를 추천했다가 자진 철회했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0.6%(작년 3월 말 기준)에 불과했던 지분율을 1.2%(올해 6월 말 기준)까지 확대했다. 지난달에는 1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도 결정했다. 매월 직원 출연을 통해 지분을 꾸준히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사외이사를 추천했지만 실패한 금융권 노조들도 재도전을 준비 중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기업은행, 수출입은행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내년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올해 말부터는 구체적인 후보군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현재 7%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도 노조추천이사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부의 잔여지분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지배구조 이슈가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문재인 정부가 노동이사제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당분간 노조추천이사제를 둘러싼 움직임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자가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노동이사제보다는 노조가 제3의 인물을 추천하는 노조추천이사제가 사측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한결 수월해서다.

특히 최근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인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이 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되면서 이러한 분위기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노조 위원장이 여당 최고위원으로 임명되면서 각종 노동 이슈에 힘이 실리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민간 금융회사가 노조추천이사제를 도입하기엔 현실적인 문제가 많아 쉽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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