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토스뱅크가 롤모델로 꼽아온 '레볼루트(Revolut)'와 '몬조(Monzo)' 등 주요 챌린저뱅크의 성장세가 주춤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에 저조한 실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디지털뱅크업계의 지난해 실적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35개국에 약 1천200만명 이상 고객을 확보하며 영국 대표 디지털 뱅크로 손꼽히는 '레볼루트'는 지난해 1억700만파운드(약 1천600억원)의 손실을 냈다. 전년보다 약 3배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대표적인 유니콘기업 '몬조'는 영국 정부로부터 최소자본비율을 기존 9%에서 13.5%로 상향하도록 하는 명령을 받았다.

몬조의 매출은 2천만파운드(약 300억원)에서 지난 2월 6천700만파운드(약 1천억원)로 증가했지만, 손실 역시 전년과 비교해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부채 역시 1천920만파운드(약 292억원)에서 1억4천390만파운드(약 2천억원)로 급증했다. 몬조는 지난 7월 120명의 직원을 감원하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스타링뱅크(Starling)는 기업고객을 타겟팅해 타행대비 고객당 가장 많은 예금을 보유하는 성과를 냈지만, 마찬가지로 지난해 전년보다 2배 많은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단편적 소득원이었던 수수료 이익이 코로나19 사태로 타격받으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세 기업 모두 공통으로 카드거래수수료가 이익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레볼루트의 경우 63%, 몬조 55%, 스타링뱅크가 45%다.

박지은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가 감소하면서 수익 감소의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다"며 "레볼루트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환전·카드사용이 감소하면서 올해 손실액이 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정책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금리를 제공하겠다는 마케팅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상황이란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로 기존 은행권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들 은행의 실적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결국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책임연구원은 "레볼루트가 가상화폐 거래를, 몬조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은행별로 다양한 수익원을 찾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역시 주식계좌개설·연계대출 서비스 등 '플랫폼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순수수료 손실은 주식계좌개설·신용카드 모집 대행서비스 출시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억원가량 개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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