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대한항공이 국책은행의 지원을 받아 차입 부담을 덜게 됐다.

미국 자회사인 한진인터내셔널이 운영 중인 로스앤젤레스(LA) 윌셔그랜드센터 호텔의 3억달러 규모 차입금을 수출입은행에서 대출받아 갚을 수 있게 됐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은 지난주 말 여신승인위원회를 열어 대한항공에 3억달러의 해외 투자자금을 2년 만기로 대출해 주기로 승인했다.

대한항공은 LA 소재 윌셔그랜드센터 호텔의 운영 자회사인 한진인터내셔널의 차입금 9억달러에 대해 전액 지급보증을 하고 있다.

한진인터내셔널이 지고 있는 차입금 중 3억달러의 만기는 이달 28일이고, 나머지 6억달러의 만기는 내달 18일 돌아온다.

한진인터내셔널에 차입금 상환 의무가 있지만, 모회사인 대한항공이 지급보증을 서고 있어 사실상 대한항공이 차입금을 상환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

대한항공은 이를 위해 차입금에 대한 리파이낸싱(채무재조정)을 진행 중이었는데, 일단 수은이 3억달러를 대출해 주기로 하면서 급한 불은 끄게 됐다.

윌셔그랜드센터 호텔은 LA의 랜드마크 호텔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사업이다.

대한항공은 윌셔그랜드센터 호텔의 전신인 힐튼 호텔을 인수해 호텔과 컨벤션 센터, 오피스 공간을 갖춘 73층 빌딩으로 개발해 2017년 개관했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한진인터내셔널은 10억 달러가 넘는 돈을 차입 등을 통해 개발사업에 투입했고, 2017년 당시 모건스탠리가 모집한 대주단을 통해 자금을 빌렸으며 대한항공이 9억달러의 지급보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호텔 업황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재무구조도 나빠져 차입금 상환에 상당한 부담과 애로를 겪어왔다.

대한항공은 3억달러의 차입금은 상환했으나, 6억달러에 대한 리파이낸싱을 국내외 은행 등을 상대로 추진하고 있으며 상당한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약 1조4천억원의 가치를 가진 윌셔그랜드센터를 담보로 추가 차입해 남은 6억달러를 차환하고, 추가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일각에서 제기된 윌셔그랜드센터 호텔 매각설을 부인하면서, 리파이낸싱을 통한 자금 조달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하늘길이 막혀 재무적 어려움을 겪자 올해 산업은행과 수은 등 국책은행은 운영자금과 자산유동화증권(ABS), 영구채 인수 등으로 1조2천억원가량을 지원했다.

대한항공은 하반기 이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약 8천억~1조원가량을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추가로 지원받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은 자산과 자회사 매각, 유상증자 등 자구안을 통한 2조원가량의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한앤컴퍼니에 핵심 사업인 기내식과 면세점 사업부를 9천906억원에 매각했고, 올해 7월 유상증자를 통해 1조2천270억원 규모의 자금도 확보했다.

한진그룹은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과 서귀포 칼호텔, 하와이 와이키키리조트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송현동 부지는 서울시의 공원화 추진으로 공개 매각에 실패해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국민권익위원회가 3자회의를 계속해서 열면서 중재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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