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올들어 처음으로 공모 후순위채 발행에 뛰어든 푸본현대생명이 업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결국 투자자 확보에 실패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해 전날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다만, 푸본현대생명이 제시한 희망금리밴드 내로 들어온 주문은 150억원에 불과했다.

발행 규모와 견주면 절반 이상인 350억원가량의 '주인찾기'에 실패한 셈이다.

제시한 희망금리밴드가 4.20~4.49%였던 점을 고려하면 발행금리 또한 밴드 최상단인 4.49%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푸본현대생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악화하자 지난 6월 사모 형태로 15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당시 이 후순위채의 발행금리는 4.3%였다.

이자비용 절감을 위해 공모 후순위채로 발향을 틀었지만, 상황이 꼬이면서 오히려 금융비용만 늘어나게 된 셈이다.

다만,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총액 인수를 맡은 만큼 전체 자금조달 과정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푸본현대생명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전액 지급여력(RBC)비율 개선에 활용한다.

푸본현대생명이 최근 후순위채 발행에 속도를 내는 것도 퇴직연금 위험을 포함해 RBC 비율을 관리하려는 의도였다.

최근 금융당국이 퇴직연금의 시장·신용위험액을 RBC에 100% 반영하기로 하면서, 관련 비중이 높은 푸본현대생명의 부담도 커진 상태다.

이렇다 보니 2018년 말 298% 수준이었던 푸본현대생명의 RBC비율은 이듬해 254%로 낮아지더니, 지난 6월 말에는 212%까지 추가로 떨어졌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이 마무리되면 푸본현대생명의 RBC비율은 다시 221% 수준으로 개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초저금리 등으로 보험업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여전히 좋지 않은 점이 발목을 잡았다"며 "이러한 분위기는 향후 자본확충을 준비 중인 보험사들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보험사들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인식은 크게 악화한 상태다.

이렇다 보니 올해 들어 후순위채에 도전한 롯데손해보험과 흥국화재의 수요예측도 모두 미달로 끝났다.

롯데손보는 지난 4월 900억원 규모로 진행했던 수요예측에서 500억원만을 확보했고, 지난 7월 수요예측에 나선 흥국화재는 400억원 중 290억원의 수요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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