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거래량, 연중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어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달러-원 환율이 한 달 반 가까이 1,180원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도 거래 의욕을 잃고 있다.

환율이 언제 움직일지 몰라 장중 긴장감을 늦추지는 못하지만, 어떤 재료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장중 거래량만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과 연합인포맥스 예상거래량(화면번호 2147)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현물 거래량은 47억8천100만 달러를 기록하며 40억달러대로 뚝 떨어졌다.

이는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3월 16일 42억6천400만 달러 이후 가장 낮다.

통상 40억달러대 거래량은 연말 북 클로징 이후 거래량 수준이다.

연중에는 거래량이 적다고 해도 50억달러 수준 아래로 잘 내려가지 않는 데 이와 비교하면 이례적인 거래량 축소다.





서울 환시 참가자들은 거래량 축소의 주요 요인으로 달러-원 환율의 박스권 등락을 꼽았다.

시장 불확실성 재료가 많은 상황이지만, 상하방 재료가 혼재돼 있고, 대부분 재료가 가격에 이미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9월 들어 장중 달러-원 변동폭은 불과 3.2원에 그쳤다.

그나마 시장이 주목하는 재료로는 미국 증시와 주요국 통화정책회의 등이 있지만, 이 또한 막상 크게 반영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선반영된 재료가 많다 보니 시장이 반응할만한 재료 자체가 많지 않다"며 "주요 은행도 거래가 많지 않은 모습이라 한산한 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ECB와 마찬가지로 FOMC도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그전까지 시장은 관망세를 이어가며 좁은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다"고 전했다.

여기에 지난 8월 중순부터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은행과 증권사 등 은행 딜러들의 분리 근무 및 재택근무로 거래 인력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딜링 특성상 새로운 장소에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보안상, 기술상의 문제로 재택근무로 딜링을 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는 "시장에 거래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느낌이 든다"며 "거래량도 그렇고 장중 거래가 나오는 모습을 봐도 그렇고 휴가철이나 연말의 느낌이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이나 증권사 딜링룸이 순환 근무와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가운데 장중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이 줄어든 게 사실"이라며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세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만큼 이 같은 체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기약이 없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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