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에 1,170원대 종가를 기록하면서 그동안 갇혀있던 1,180원 박스권에서 탈피할 수 있을지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환시 참가자들은 16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달러화 흐름을 가장 중요하게 살핀다면서도 최근 강세 탄력을 받은 중국 위안화 움직임에 주목한다고 전했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보다 4.50원 하락한 1,179.00원에 장을 마쳤다.

달러-원 환율이 1,170원대 종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월 12일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고 지난 1월 29일 1,177.20원 이후 최저치다.

지난달 31일 장중 1,179.10원까지 하락했지만, 1,170원대 종가는 기록하지 못했다.





약 한 달 반 동안 1,180원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달러-원이 글로벌 위험선호 심리와 위안화 강세의 영향을 받아 박스권 탈피 조짐을 보이면서 환시 참가자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들은 우선 글로벌 위험선호 심리가 전제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 FOMC 정례회의 결과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잭슨홀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평균물가목표제의 도입을 사실상 선언한 가운데 이번 FOMC에서 이와 관련해 추가적인 기조 변화가 있을지 관건이다.

글로벌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번 FOMC를 통해 오는 2023년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신호를 점도표를 통해 보여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 2022년까지 제로금리가 유지될 것임을 시사한 연준의 점도표 보다 한층 완화된 조치로 풀이될 수 있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완화적 FOMC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 같다"면서도 "다시 달러 약세가 주춤한 모습이라 결국 FOMC 이후 시장 방향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화 강세는 1.19달러를 앞두고 막히는 모습이라 주요 통화들의 움직임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환시 참가자들은 리스크온 분위기 유지와 더불어 중국 위안화와 유로화 등 위험통화의 강세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이 달러-원보다 하락률이 높은 만큼 위안화 강세에 원화가 연동할 수 있다.

역외 달러-위안이 6.77위안대로 빠르게 레벨을 낮추면서 전일 달러-원 환율의 하락을 이끌었다.

전일 역내외 위안화 가치는 장중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달러-위안이 지지선인 6.80위안을 하향 돌파한 가운데 인민은행도 위안화 강세를 용인하는 분위기인 만큼 하락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날은 FOMC를 앞둔 가운데 전일 위안화 강세가 가팔랐던 만큼 숨 고르기 장세를 나타낼 수 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원화는 아직 1,180원에서 하단이 지지되는 모습"이라며 "그럼에도 전일은 위안화 강세에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1,180원 부근에서 비드가 계속 나오는 가운데 심리적 지지도 같이 되는 모습"이라며 "위안화 등 다른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계속 살펴야 한다"고 전했다.

FOMC에서 추가적인 완화책을 기대하며 유로화가 강세를 시도할지도 살펴야 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고에도 전일 유로화는 달러 약세에 베팅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다만, 전일 1.19달러를 찍고 바로 1.18달러대 중반으로 내려온 가운데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는 달러 대비 하락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전일 원화 강세는 결정적으로 위안화와 유로화 등 위험통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을 받았다"며 "달러-원이 1,180원 아래로 내려가는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는데 유로화도 장중 1.19달러에서 꺾이면서 동력이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로화 강세는 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것 말고 다른 이유는 없는 것 같다"며 "이날 이미 달러-원은 1,180원대로 올라선 만큼 1,180원을 전후로 레인지 장세가 나타날 듯하다"고 전망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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