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지난달 일시 오름세를 나타낸 물가 상승률이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물가 상승률의 하락은 실질금리를 상승시켜 완화정책의 효과를 제약하고, 물가채의 수익성에는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1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난 8월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비 0.7%를 나타내 7월보다 0.4%포인트 오른 것은 장마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향후 물가가 다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에는 배추 가격이 69.8%, 돼지고기가 16.2% 급등하는 등 농축수산물이 10.6% 오른 영향이 컸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홍수 때문에 농산물 가격이 올랐지만 일시적 현상으로, 물가상승률은 다시 하락하는 방향으로 보고 있다"며 "3·4분기는 수요 악화가 이어져 물가가 더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고, 연간 상승률은 0.5% 정도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세가 '브이(V)'자가 아닌 이상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나오기 쉽지 않다"며 "물가상승률은 3분기 0.5%, 4분기 0.4%, 내년 1분기 0.3%로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향후 물가상승률의 하락은 주로 경기 악화에 따른 수요 부족에 기인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측 물가 요인의 핵심인 유가는 최근 배럴당 30~40 달러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13세 이상 국민 1인당 통신비 2만 원을 지급하기로 한 정부의 정책이 일시적으로 물가 상승률 하락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실제로 휴대전화료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가중치가 총 합 1천 가운데 36.1로, 전세와 월세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물가상승률의 하락은 채권의 실질금리를 높여 통화정책 효과를 제약하고, 물가채의 수익성에는 직접적 타격을 준다.

국고 3년 금리의 전일 마감가인 0.907%에서 지난 7월의 물가 상승률 0.7%를 차감하면 실질 금리는 0.207%다. 반면 향후 전망을 반영한 물가상승률 예상치 0.5%를 적용하면 실질금리는 0.407%로 오르게 된다.

물가채 시장에서도 점차 물가상승률 전망이 낮아지고 있다.

금융시장의 물가전망을 나타내는 손익분기 인플레이션(BEI)은 전일 0.686%로, 지난 2일 0.82%에서 13.4bp 하락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 8월 1.8%로 전월대비 0.1%포인트 올랐지만 2%인 한국은행의 목표치보다는 여전히 낮다.

박성우 연구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이 과거 2%를 넘었던 것을 생각하면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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