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공개(IPO) 흥행 돌풍에 힘입어 카카오뱅크 IPO를 향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은행이라는 이미지가 더 강하지만 플랫폼에 기반해 성장한만큼 '카카오' 란 이름의 후광을 입을 수 있어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내년을 목표로 IPO 절차를 준비 중이다. 업계에선 내년 상반기께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기업 가치를 최대 10조원까지 추정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장외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4대 금융지주의 총합을 넘어서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상장을 향한 기대가 부쩍 커진 것은 카카오게임즈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경쟁률 1,500대 1, 청약 증거금 58조원 유입으로 신기록을 세웠다.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하면서 코스닥 시총 순위 5위에 안착했다.

이러한 상황 탓에 투자자들은 카카오 자회사 중 2호 IPO 대상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카카오뱅크에 주목하게 됐다.

카카오뱅크에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들의 주가도 이달 들어 큰 폭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4.93%의 지분을 보유한 한국금융지주는 전일 7만9천500원에 장을 마감했는데 이달 들어 26.2%나 상승했다. 1.97%의 지분을 보유한 예스24도 이달 초에 비해 89.4%나 급등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최근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기업 가치를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0년말 자기자본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5배를 적용한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9조1천억원이다"고 분석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상장 후 시가총액은 상장 전 추가 증자를 가정해 8조9천억원, 2021년말 예상 PBR의 3배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삼성증권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장부가치의 2.5배를 적용해 8조6천억원까지 예상했으며 IBK투자증권에서는 12조원으로 가정하기도 했다.

장외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이 44조1천767억원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전일 기준 국내 4대 금융지주 시가총액 총합인 44조472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다만, 다른 한편에서는 카카오뱅크가 핀테크 플랫폼이긴 하지만 '은행'이라는 규제산업의 성격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에 다른 은행주들과 마찬가지로 기대만큼 가치가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주요 은행주 평균 PBR은 0.3배가량으로 매우 저평가되어 있는 상태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다른 은행들과 같은 자본비율 규제를 받고 있다"며 "현재 대출 시장 점유율 1.1%인 카카오뱅크가 이를 5%까지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 자본의 3배 이상의 규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는 궁극적으로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 희석을 야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카카오뱅크가 성장 잠재력은 높지만 다른 시중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은행이라는 규제 테두리 안에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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