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외환(FX) 스와프 시장에서 종가를 둘러싼 외화자금시장 참가자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이들은 의도적 종가 만들기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라고 전했다.

자금시장 참가자들은 18일 장 막판 종가를 만드는 것은 기관들이 각자 포지션에 따라 좀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종가 '조작'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종가가 주어진 호가 내에서 거래가 체결되는 만큼 시장에 위배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매너'의 문제라고 해석했다.

지난 7월부터 8월 중 FX스와프 시장에서는 장 마감 직전인 오후 3시 29분경 직전 거래가격보다 낮은 수준에서 최종 거래가 체결되며 종가가 낮아지는 일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스와프포인트 상승세가 지속하며 연고점 가까이 오른 가운데 향후 여건도 개선 여지가 여전한 상황에서 장 막판 종가 낮추기는 부자연스러운 거래라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금융시장이 혼란했던 상반기에도 종가가 시장 심리와 전혀 반대의 움직임을 보인 경우가 있었다.

시장에선 종가와 관련해 성숙한 거래 의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많은 물량이 나오는 주문이라면 해당 호가 수준에서 거래 수요가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적은 물량으로 종가 만들기에 나서는 경우라면 거래 예절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A 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플로우가 집중되는 3월 말부터 4월 말까지는 수급이 쏠리는 경우도 생긴다"면서도 "이런 와중에 일부 기관들이 수익률곡선을 이용해 시장을 누르는 등 수익을 추구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무리하게 플로우를 받으려는 시도, 받은 플로우를 급하게 처리하는 과정에서 종가가 시장 흐름과 반대로 하락해서 마감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당국 개입을 원하는 의견도 있지만, 결국 시장 논리대로 움직여야 하는 일인 만큼 시장의 성숙한 거래 예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국내 FX스와프 시장 참가자들이 유독 종가에 신경 쓰는 배경으로 외환 당국의 유동성 공급도 꼽혔다. 시장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 당국이 유동성을 공급하는데, 규모가 크다 보니 가격이 바뀔 여지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B 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장이 얇은 가운데 일부 기관이 포지션에 유리한 방향으로 장을 마치면서 종가에 영향을 주는 듯하다"며 "다만, 호가 수준에서 거래되고 단기물 기준으로 5~10전 수준의 차이라 시장 영향력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아예 새로운 가격이 아니라 결국 호가 수준에서 거래가 되는 만큼 조작이라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며 "당국도 장 후반 비슷한 방식으로 종가 맞추기를 한다"고 전했다.

이미 중개사들은 장 후반에는 호가를 촘촘하게 가져가며 종가가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C 중개사의 관계자는 "최근 시장이 많이 움직이지 않아 장 막판에 시장 흐름과 반대의 비드·오퍼가 체결되는 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 매우 흔한 일이다"며 "지난 3월에는 장이 크게 움직였는데 그때는 비드 오퍼 호가도 넓었고 딜러들도 물량 처리를 위해 다음 레벨까지 거래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라 종가가 반대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유동성이 충분하면 특정 기관이 적은 물량으로 종가 만들기를 할 수 없어 어느 중개사든 되도록 유동성을 가지고 있으려고 한다"며 "종가 즈음 시장 참가자들의 수요를 조사해 비드 오퍼 호가를 촘촘하게 가져가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sska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2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