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 1라운드를 통과해 2라운드에 진출했다.

WTO 사무국은 18일 오전(제네바 현지시각) 1라운드에서 지지도가 낮았던 멕시코의 헤수스 세아데, 이집트의 하미드 맘두, 몰도바의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 등 3개국 후보자가 탈락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명희 본부장을 포함해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케냐의 아미나 모하메드, 사우디 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마지아드 알투와이즈리, 영국 리엄 폭스 등 5개국 후보자가 2라운드에 진출했다.

우리나라 후보가 WTO 사무총장 선거 1라운드를 통과한 것은 2013년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 이후 두 번째다.

산업부는 현직 통상 장관으로서의 유 본부장의 자질과 전문성, K방역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한 지원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유 본부장은 지난 6월 출사표를 던진 이후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이번 선거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럽을 두 차례 방문하고 미국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는 등 총 140여개 회원국 인사와 발로 뛰며 접촉해 지지를 요청했다.

1라운드는 다양한 외교 채널을 통해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유 본부장의 1라운드 통과는 정부가 '원팀'으로 물밑 외교에 진력한 결과이기도 하다.

산업부와 외교부도 주제네바 대표부와 각국 재외공관 간 삼각채널을 구성해 WTO 회원국과 각국 제네바 대표부, 회원국의 주한 공관에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고 정상외교 차원에서도 통화나 면담을 통해 우리 후보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또 한국이 무역자유화를 통해 경제발전을 이룬 국가로서 다자무역 복원에 적임자라는 점, 유 본부장이 다양한 통상 협상을 통해 리더십과 전문성을 쌓은 점도 좋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최종라운드에 진출할 2명의 후보를 선정하는 2라운드는 24일부터 10월 6일까지 진행되며 회원국들은 1라운드의 절반인 2명의 후보만 선호를 표시하게 된다.

EU 회원국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를 찬성하는 영국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낮고 이번 선거에서 여성 사무총장이 유력하다는 세간의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2라운드는 유 본부장과 아프리카계 후보 간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독일 베텔스만 재단이 시행한 WTO 사무총장 후보 자격 평가에서 유 본부장은 케냐의 아미나 모하메드, 몰도바의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와 함께 '톱3'에 포함되기도 했다.

아프리카로 사무총장 자리를 안배해야 한다는 의견, 미국과 너무 가깝다는 인상 등은 유 본부장의 약점으로 꼽힌다.

2라운드 종료 후의 일정은 WTO 일반이사회 의장이 회원국과 협의해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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