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쌍용차가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를 대신한 투자자를 찾고 있지만,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코퍼레이션만 관심을 보이는 등 싸늘한 분위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HAAH는 쌍용차 지분투자 제안서를 매각 주관사 측에 전달했지만, 상세한 자금 조달 방법 등을 제시하지 않았다.

HAAH는 쌍용차 인수 자금을 조달하면 산업은행도 유사한 투자금액을 출자하는 매칭투자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방안에 대해 산업은행은 법리검토를 진행하는 등 채권단의 지원 여부가 HAAH의 투자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마힌드라는 새로운 쌍용차 투자자를 찾으면 현재 75%인 지분율을 50% 미만으로 낮춰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대 3천억원을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HAAH가 제시한 만큼 투자 계약이 성사될 경우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은 74.65%에서 50% 미만으로 줄어들며 HAAH가 새로운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HAAH는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본사를 둔 자동차 유통업체로 2014년 설립됐다.

다만, 연 매출 규모가 3천만달러(약 240억원)에 불과한 가운데 자금 조달 능력 등이 검증되지 않아 HAAH 측의 인수 의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마힌드라가 추가 투자를 하지 않고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어 쌍용차의 '각자도생'도 길어질 전망이다.

쌍용차는 벼랑 끝에 서 있다.

쌍용차는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1분기 분기보고서에 이어 반기보고서도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반기 순손실이 2천25억원에 달하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4천480억원 초과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단기 차입금은 약 3천69억원이며 지난 2분기에만 1천200억원의 영업손실로 1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쌍용차가 새로운 투자자만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우선 쌍용차는 투자 유치와 별개로 내년까지 상품성을 개선한 티볼리 에어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4렉스턴 부분변경 모델, 첫 전기차 E100, 중형 SUV J100 등 신차 4종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위축된 수출시장 회복에도 나서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달 벨기에,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대리점 관계자, 해외영업본부, 상품·마케팅본부, 기술연구소 관계자 3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글로벌 제품 마케팅협의회 화상회의를 개최했다.

제품개발 진행 상황 및 향후 사업계획 등을 논의하며 해외 네트워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하기로 했다.

지난 6일에는 칠레에서 코란도 온라인 론칭 행사를 열었으며 쿠웨이트와 이라크에 쇼룸을 새롭게 오픈하고 영국대리점 본사를 확장·이전하는 등 글로벌 판매네트워크 재정비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쌍용차의 지난달 수출은 전월 대비 56.9% 늘어난 1천235대를 달성하는 등 5개월 만에 1천 대를 넘겼다.

업계 관계자는 "HAAH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매칭 투자를 원하는 등 이견 차이가 커 딜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쌍용차가 신차 투입 등으로 최대한 자구노력을 당분간 지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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