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LCC들은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로 내년 상반기까지 버티기에 돌입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적자 상황이 이어지면 내년 추가 현금 확보가 필수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유상증자를 통해 총 720억원의 자금을 올해 11월 조달한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7월 최대 주주인 티웨이홀딩스가 유상증자에 필요한 자금 확보에 실패하면서 유상증자를 중단했지만, 이번에는 티웨이홀딩스가 유상증자 배정물량에 100% 참여하기로 하면서 유상증자 실패 가능성이 작아졌다.

티웨이항공은 이번 유상증자로 자본이 증가하면서 올해 상반기 총 560%에 달하던 부채비율이 329.9%로 하락하며, 총차입금을 자산으로 나눈 차입금의존도는 58%에서 52.5%까지 떨어지게 된다.

티웨이항공의 단기차입금은 총 470억원가량이나,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수출입은행 대출 100억원 뿐이어서 단기적 유동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은 항공기 리스료 및 정비료, 항공기 유류비, 운영비로 매월 120~160억원가량을 지출하는데, 유상증자로 내년 4월까지의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진에어도 1천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으며, 최대 주주인 한진칼이 유상증자에 536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직접 지원에 나섰다.

진에어는 유상증자로 올해 11월 자본확충에 성공하면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이 592%에서 261%로 하락하고, 차입금의존도는 71.3%에서 60.2%로 떨어진다.

진에어는 올해 상반기 기준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차입금이 1천67억원으로,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 424억원과 단기금융자산 840억원을 고려했을 때 내년 상반기까지 유동성은 확보해 놓은 상태다.

진에어가 매월 지출하는 항공기리스료와 유류비, 정비비, 인건비 등은 약 200억원가량인데, 유상증자 대금 1천50억원으로 내년 상반기 운영자금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제주항공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총 1천505억원의 자금을 유상증자를 통해 이달 충원했으며, 대주주인 AK홀딩스가 유상증자 배정물량 전량을 소화했고 제주도가 40억원 참여했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 업황이 둔화하면서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 선언을 했고, 자금 유동성 사정도 악화하고 있었다.

제주항공은 유상증자로 자본확충에 성공하면서 부채비율을 올해 상반기 876%에서 394%까지 낮추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했으며, 유상증자 대금을 운영자금과 채무상환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LCC들은 유상증자로 당장의 현금은 확보했으나, 주요 매출원인 국제선이 정상화되지 않으면서 올해 하반기 영업 적자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LCC들은 대형 항공사들이 화물로 눈을 돌리는 사이, 국내선 운항 확대에 주력해 지난달에는 진에어와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모두 국내선 여객 실적이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을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선 자체가 수익성이 높지 않고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경영난을 해소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진에어의 국내여객 1km당 인당 운임(일드)는 지난해 3분기 125.9원에서 올해 3분기 81.8원으로, 제주항공의 일드는 101.7원에서 66.1원으로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들이 화물 사업을 늘리는 것이 구조적으로 어려워 국내선 확대로 대응하고 있으나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해, 국제선 정상화 전까지의 버티기는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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