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매수하고 보유하고, 기도하라(Buy, Hold and Pray)"

서울 채권시장이 수급이 좋지 않은 3분기를 맞은 데다 추가 인하 기대가 사라지면서 강세 동력을 잃자 외부 요인을 강조한 신조어가 호응을 받고 있다. '매수 후 보유(Buy and Hold)' 전략에 기도를 뜻하는 'P(Pray)'가 추가된 것이다.

2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 10년 민간평가사 평가 금리는 전 거래일 0.905%를 기록했다. 기준금리와 격차가 40bp 넘게 벌어진 것으로 시장이 약세로 쏠렸다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최근 채권시장은 방향성 없이 외국인 국채선물 거래에 크게 영향을 받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외국인이 사서 강해졌고, 팔아서 약해졌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박스권에서 국내 기관의 거래 의지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만 쳐다보는 장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의 외부변수는 외국인뿐만이 아니다.

4차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내년 예산안 등 공급 물량 급증이 예고된 가운데 당국에 거는 기대도 있다. 지난 8일 한국은행은 올해 말까지 5조 원 내외의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채 발행 당국인 기획재정부에 대한 기대는 아직 남아 있다. 늦어도 10월에는 기재부가 수요 확충과 시장안정을 위한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관측하고 있다.

국내 기관의 매수 또는 통화 완화 기대가 아닌 외국인과 당국의 정책 등 외부 요인에 장 흐름이 크게 좌우되는 셈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한은이 어느 종목을 사들일지, 정부 정책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등을 주시하고 있다"며 "수급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정책 수혜 종목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채권 투자 시 무리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도 강해졌다. 시장 방향성에 베팅하기보다는' 똑딱이'로 불리는 단타 거래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주변을 봐도 매수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 수준의 이익을 낸 상황에서 크게 피 흘리지 말자는 심리가 강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hwr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2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