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 상무부가 지난 19일 미국을 대상으로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대한 규정을 발표했으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규정 발표에도 실제 명단에 올라갈 기업 숫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사회과학원의 루 샹 연구원은 이번 명단 발표는 미국이 중국 기술기업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에 대응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국 정부 당국이 향후에 반격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직면하는 불확실성과 관련해 더 많은 법적 수단이 필요한 것"이라면서 "실제로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올라가는 기업 숫자는 매우 소수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사범대학의 랴오시핑 법학 교수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이 불법적인 행동을 한 기업만 대상으로 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해외 투자를 환영하는 중국의 기조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중국 투자 기업들이 참여한 기구인 미·중 기업 위원회(US-China Business Council)의 매튜 마굴리에스 부사장은 미국과 중국 모두가 국가안보와 상업적 이익 사이의 균형을 잡기를 오래도록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균형은 혁신과 상거래를 억압하지 않는 선에서 국익을 보장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면서 "한 문제에 치우치는 것은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자가 국가 안보 쪽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미국 기업 입장에서는 한 정부의 규칙을 준수할 경우 다른 정부의 규칙은 위반하게 되는 상황이 될까 봐 우려스러운 상황"이라 설명했다

또 중국 주재 유럽 상공회의소의 유그르 우트케 회장은 중국 상무부가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대해 모호한 단어로 설명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재량적 행동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SCMP는 미국 물류 기업 페덱스와 HSBC가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올라갈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꼽았다.

페덱스는 앞서 미·중 무역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5월 당시 화웨이가 일본에서 중국 내 화웨이 사무실로 보낸 화물 2개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페덱스 본부로 보낸 바 있다.

또 지난 7월에는 페덱스가 화웨이 관련 택배 100여건의 배송을 지연시켰다.

HSBC는 미국이 은행 사기 및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화웨이의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을 체포했던 사태에서 미국 정부 당국과 협업한 바 있다.

jw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3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