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공방 가열…대선전 불확실성 커질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진보의 아이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이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별세하면서 후임자 선정을 둘러싼 정치권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에 따라 11월 3일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불안이 금융시장을 더욱 요동치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배런스 닷컴은 대선을 앞두고 이미 변동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긴스버그 대법관의 후임 선정 논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19일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후임을 지명하고 대선 전에 인준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진영은 긴즈버그 대법관의 후임자 선정을 11월 대선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대법관은 9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진보 성향의 긴즈버그 대법관이 빠지면서 진보 3명, 보수 5명으로 구성돼 있다.

대법관은 상원의 인준이 필요하며 공화당이 상원에서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대선 전에 후임자를 지명해 인선시키는 것을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UBS에 따르면 대통령선거가 있던 해 9월부터 11월까지 주가는 평균 2%가량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정권 교체로 인해 재정 및 통화정책은 물론이고 각종 규제 관련 정책이 변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의 금융자문역 데이비드 반센은 긴즈버그의 별세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지만, "정치적으로 그녀의 별세는 이미 악화한 환경을 더욱 심화시킨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선트러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키스 러너 수석 시장 전략가는 대법관의 공석이 시장의 기본적인 내러티브를 바꾸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가 조정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과 대형 기술주의 조정에 기인한 것이라며 대선 이후에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변동성지수인 VIX는 1992년 이후 대선이 있던 해 10월에는 모두 오름세를 보였으며 선거일 이후 잦아들었다. 만약 선거일 이후에도 결과가 논쟁을 빚으면 변동성은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

러너 전략가는 "긴스버그의 별세는 선거에 상당한 압력과 불안을 일으킬 수는 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 자체로는 게임체인저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만약 새로운 대법관이 선거 전에 지명돼 인준된다면 그가 맡을 첫 번째 사건이 선거 결과 자체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새로운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가 조작될 위험이 있다며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을 줄곧 시사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정치적으로도 선거 전에 대법관 공석을 메우는 것이 선거 이후 벌어질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서도 물러설 수 없는 카드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한 인터뷰에서 상원이 대법관 인준을 밀어붙일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윌리엄 바 법무장관의 탄핵 가능성을 묻는 말에 "옵션을 갖고 있다"고 언급해 대통령의 탄핵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될 경우 경제에 뒷받침이 될 추가 부양책 논의가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코웬의 크리스 크루거 워싱턴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긴스버그의 공석이 정치권 공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코로나 부양책이 11월 3일 대선 이후에나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의 한 전략가는 배런스에 "선거는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이번 사태는 시장이 해결해야 할 또 다른 이슈다"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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