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추가 부양책 우려로 뚜렷한 위험 회피 속에서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1일 오후 3시(이하 동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4bp 하락한 0.670%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4bp 내린 0.135%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7bp 떨어진 1.426%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55.5bp에서 이날 53.5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스페인 등 유럽 등지에서 봉쇄가 다시 강해져 미 국채와 같은 안전피난처 수요가 커졌다. 주가와 유가 등 위험자산이 큰 폭 하락했고, 달러가 오르는 등 안전자산 선호가 뚜렷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추가적인 봉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은 21일 수도와 인근 37개 구역에 이동제한령을 내렸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가 3.94% 급락했다. S&P 500도 나흘 연속 하락해 장중 7월 3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럽 국가들은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퍼졌던 지난 3월처럼 경제에 피해를 주는 사회 활동 제한은 피하려고 노력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새로운 봉쇄가 전세계 경제가 꾸준하게 회복할 것이라는 희망을 날려버릴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미 국채수익률이 더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추가 재정 부양책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지만, 타결 전망은 더 암울해졌다. 선거 불확실성도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더 큰 규모의 지출 약속을 지지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협상 가능성에 대해 더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진보 진영의 '거목'이던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 후임자 지명을 신속히 강행하겠다고 밝혀 정치권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안이 코로나19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일치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긴즈버스 대법관의 별세로 미국 선거가 더욱 양극화됐고, 선거 전 교착상태에 빠진 추가 재정 경기 부양과 관련해 가능성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분석가는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다음 재정 부양 의구심으로 광범위한 위험 회피 분위기가 촉발됐다"며 "긴즈버그 대법관의 후임자를 둘러싼 민주당과 공화당의 싸움에 추가적인 재정 지원을 위한 노력은 좌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린 마워 트러스트의 짐 반스 채권 디렉터는 "지난주 수익률 곡선이 약간 스티프닝해졌지만, 지금 국채시장의 관심은 주식시장에 있다"며 "지난 며칠 동안 주가 약세가 있었던 만큼 이날 주가 약세 때문만은 아니지만, 국채 투자자는 결국 이를 따라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지난 주말 신뢰할 수 없는 기업에 대한 불이익을 공개하는 등 미국과 중국의 긴장도 고조됐다. 현재까지 공개된 명단은 없지만, 중국이 보복 조치를 키울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돼 또 다른 시장 스트레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

브룩스 맥도널드의 에드워드 박 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이 제재를 사용하는 데 더 전투적으로 되기 시작할 수 있는 매크로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실제 시장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향후 2년 반이나 3년 동안 경제에는 제로 금리가 필요하겠지만, 그 이후 낮은 차입 비용에 스스로 가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BMO 캐피털의 이안 린젠 미 금리 대표는 "유럽의 확진자 증가 우려, 영국의 새로운 봉쇄 위험으로 리스크 오프 심리가 만연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여파의 규모를 볼 때 생산 손실을 회복하는 데 오래 걸리고, 위험으로 가득 찬 상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라보뱅크의 분석가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세계적으로 3천100만 명, 사망자가 100만 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실제 2차 파동 가능성이나 실제 걷잡을 수 없었던 1차 파동이 계속해서 경제와 정책 전망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점은 거의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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