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게임업계가 일본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다.

중국 정부의 판호(유통허가권) 발급 중단으로 중국 수출길이 막힌 영향이다.

넥슨의 'V4',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등 각사 간판 게임의 경쟁 무대는 국내를 넘어 일본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오는 24일 일본 시장에 모바일 다중접속임무수행게임(MMORPG) V4를 출시한다.

넥슨 자회사 넷게임즈가 개발한 V4는 지난해 말 국내에 내놓은 이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매출 순위 10위권 안팎을 유지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게임이다.

모바일 축구 게임 '피파모바일'도 일본 시장에 출격한다.

일본에서 축구가 인기 스포츠인 만큼 국내에 이어 일본에서도 흥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 하반기 대만에 리니지2M을 선보일 예정인 엔씨소프트는 내년 상반기에 일본 시장도 두드린다. 일단 대만에서 확실한 성과를 거둔 이후 일본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일본 법인 엔씨재팬이 2016년 현지에 설립한 라이온십 스튜디오를 통해서는 일본에 최적화된 게임을 개발 중이다.

일본 게임 시장은 내수가 강한 만큼 게임 개발부터 퍼블리싱까지 현지 상황에 맞춰 진행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넷마블은 올 하반기 일본과 북미 등 글로벌 시장 전역에 'BTS 유니버스 스토리', '마블 렐름 오브 챔피언스', 'A3: 스틸 얼라이브'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국내 게임사들이 일본 시장에 잇달아 도전하는 것은 세계 3대 시장으로 꼽히는 만큼 게임사 외연을 넓히는 과정에서 포기할 수 없는 중요 무대라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 게임백서'에 따르면 일본 게임 시장은 20조원을 넘어섰으며,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아울러 중국 게임 시장이 3년 반 넘게 막혀 있어 일본을 비롯한 북미, 유럽, 동남아 등으로 수출 창구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문제는 지금까지 국내 게임사들의 일본 진출 성적이 신통찮았다는 점이다.

지난 4월 중순 일본 서비스를 시작한 넥슨 '트라하'는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일본 이용자 성향에 맞춰 현지화에 공을 들였던 게임 '다크어벤저 크로스'는 올 초 서비스를 종료했고, 최근에는 '페이스' 서비스를 중단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라이온십 스튜디오에서 야심 차게 제작한 모바일게임 2종이 모두 실패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모바일 게임 '연신의 아스트랄' 서비스는 지난 1일 자정 종료했다.

연신의 아스트랄보다 먼저 출시했던 '크르노 브리게이드' 역시 출시 1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지금까지 국내 게임사가 일본에서 거둔 최고 성과는 2017년 8월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이 출시 18시간 만에 일본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달성한 것이다.

이외에도 '일곱개의대죄: 그랜드크로스'가 지난해 6월과 7월 일본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찍은 바 있다.

국내 게임의 일본 수출이 주춤한 것은 현지 게임 유저들의 취향에 다소 맞지 않는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하거나, 생소한 국내 PC 게임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게이머들은 콘솔 게임을 많이 하는 등 국내 유저들과 취향이 다르고, 한 게임을 오래 플레이하는 경향도 보인다"며 "일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현지 유저들에게 익숙한 IP를 활용하는 등 보다 다양한 게임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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