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개인이 증가하면서 공격적인 성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 투자자는 상장기업의 이슈에 적극 항의하고, 국민 청원에 나서는 한편, 의심스러운 거래 정황이 있을 경우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를 만들기도 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1일 에이치엘비 주식 순매도로 인해 '신한불법공매도'라는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했다. 장초반 15% 가까이 급등했던 에이치엘비의 주가가 신한금융투자 창구를 통한 순매도 물량으로 상승폭이 줄어들자 분노한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를 의심하며 국민청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22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에이치엘비의 주가는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줄곧 오른 후 지난 21일에는 장중 13만3천8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매도 물량에 막히면서 21일 상승폭은 3.62% 상승한 12만300원에 그쳤다.

투자자들은 신한금융투자가 변동공매도를 통해 시세 조종을 했다며 국민청원에 나섰고, 2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국민청원과 함께 투자자들은 인터넷 투자 카페 등에서 '신한불법공매도'를 실시간 검색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는 "공매도 금지 기간이 연장되면서 시스템상 주문이 막혀있다"며 "위탁 주문이 들어와 신한금융투자 창구를 통해 거래됐을 수 있지만 공매도 물량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행보는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물적 분할 발표 때도 나타났다.

2차전지 대표주로 보고 LG화학에 투자했는데 배터리 사업을 빼면 투자할 이유가 없다며 개인투자자들은 분노했다.

이들 투자자는 국민청원은 물론 주식 집중 매도에 나섰다.

개인투자자들이 매도 물량이 급증하면서 LG화학의 주가는 70만원대에서 64만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이처럼 개인투자자들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투자자들과 증권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러 투자자가 온라인으로 함께 주식 정보를 공유하면서 이에 따른 긍정적 효과와 함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증시 상승장에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한 투자자들은 하락장에서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일부 주식 투자자들은 "2030 세대가 주식을 잘못 배우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평가하는 한편, "젊은 사람들이 정보공유가 매우 빨라 쉽게 봐서는 안된다"고 봤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다수의 주장에 정부 정책이 쉽게 바뀌는 것을 여러 번 경험하면서 투자자들이 집단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에 익숙해진 것"이라며 "다만, 맞지 않는 내용을 여럿이 우기면 들어준다고 여길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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