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강수지 기자 =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따른 소비감소가 경기 위축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8월 중순 이후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소비위축 정도는 지난 8월 한은의 경제전망 당시 예상한 수준으로, 전망의 경로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웅 조사국장은 22일 한국은행 출입기자단 온라인 워크숍을 통해 '최근 소비동향 점검 및 향후 리스크 요인'에 대해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중 민간소비는 지난해 4분기 대비 6.5% 감소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2년 카드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올해 코로나 19등 네 차례의 과거 경제 충격기와 비교했을 때 올해 민간소비 감소 폭은 외환위기 다음으로 크다.

김 국장은 "위기에는 소비가 경기의 완충 역할을 하지만, 이번에는 민간소비 감소 폭이 국내총생산(GDP) 감소 폭보다 크다"면서 "소비감소가 경기 위축을 주도했고, 이는 향후 경제 전망을 하는 데 있어서 민간소비의 전망이 상당히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중순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재확산된 이후 전체 소비는 다시 둔화하면서 전년동기대비 감소로 전환했다.

한은 조사국이 분석한 2월 2주차~3월 3주차와 8월 1주차~9월 1주차 신용카드 사용액을 비교 분석한 결과 감소 폭은 1차 확산기에 비해 작은 것으로 추정했다.

업종별로는 숙박·음식 등 대면 서비스와 백화점 등 대형소매점 관련 소비가 매우 감소했지만, 무점포와 일부 소형소매점 관련 소비는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서비스 소비는 8월 말 이후 감소 폭이 확대됐다. 숙박·음식, 예술·스포츠·여가 등 대면 서비스는 1차 확산기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영업 제한이 상대적으로 컸던 수도권의 경우 9월 중 매출액이 1차 확산기에 비해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소상공인 매출액은 도소매, 음식·숙박 등을 중심으로 8월 중순 이후 빠르게 감소했다. 특히 영업 제한이 상대적으로 컸던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상향 조정된 9월 들어 매출액 감소 폭이 1차 확산기보다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국장은 "자영업자의 41%가량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 지역의 영업 제한으로 타격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코로나 19 이후 대면 서비스 소비의 회복속도는 다른 소비지출에 비해 상당히 완만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대면 서비스를 제외한 여타서비스는 4월 이후 회복세를 보이면서 코로나 이전 수준에 근접했지만, 대면 서비스는 7월까지 연초 대비 하락 폭의 45% 회복에 그쳤고 재확산 이후 다시 감소하고 있어서다.

그는 "소비심리와 대면 서비스와의 상관관계가 0.5로 강하다"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등 과거 경제 충격기에도 대면 서비스 소비는 다른 서비스 지출에 비해 크게 위축되고 회복 속도가 느린 것이 특징이기에 대면 서비스 소비 회복에 상당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했다.

국외소비는 해외여행이 급감하면서 2분기 중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국의 해외소비 비중은 4%로 미국 1.5%, 일본 0.2%보다 높은 편이다. 해외소비 감소에 따른 영향이 다른 국가보다 더 클 것으로 김 국장은 전망했다.

김 국장은 민간소비의 상방 요인으로 개인의 비자발적 저축 증가를 꼽았다.

그는 "지출 축소에 따른 개인의 소득여력이 다른 데로 이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지속하면서 대면 서비스와 국외소비 회복이 상당 기간 지연될 것"이라며 "앞으로 민간소비 회복세는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국장은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대면 활동 기피 현상이 이어질 경우, 소비행태를 변화시키고 산업구조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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