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제로금리 시대를 맞아 투자자들 사이에서 채권 대신 외환에 투자해야 하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고 마켓워치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가 낮아질 대로 낮아진 까닭에 추가 하락 여력이 사라진 결과라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는 채권이 더는 안전 자산으로 기능하기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외환 거래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라며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최저 수준으로 낮췄고 신흥국 중앙은행들마저 양적 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국채 금리의 하락 폭과 하락 빈도가 감소하면서 채권으로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 됐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아카디언 에셋 매니지먼트의 클리프톤 힐 글로벌 매크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선진국 금리는 제로에 가까워졌다"며 "채권 투자로 투자 다각화를 꾀하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채권 금리가 바닥으로 떨어졌지만 외환 시장은 여전히 하루 변동폭이 큰 상황인 점에 착안해 일부 투자자들이 국채의 대체재로 외환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뉴버거버먼의 우고 란지오니 외환 헤드는 "펀더멘털의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움직여야 한다"며 "외환 시장이 펀더멘털 변화를 반영하는 주요 창구이므로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외환 거래는 주로 환율 변동으로 주식이나 채권 투자 수익이 훼손되지 않게 하려는 목적으로 이뤄졌다"며 외환 거래가 국가 간 금리 차이를 반영하는 양상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고객이 국채나 회사채로 수익을 내는 데 지친 기분이라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수익의 원천을 찾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다.

란지오니 헤드는 "관심의 증가가 기관 투자자의 외환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면 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구체적으로 스위스프랑화나 엔화 보유로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 약세를 상쇄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남미 통화가 글로벌 증시와 상품 시장 약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남미 통화 매도 베팅을 하면 주가 하락을 헤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는 주식과 채권 비중을 60대 40으로 유지하는 전통적인 투자 전략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한 것도 외환 투자의 중요성을 키운다고 말했다.

다만, 채권 대신 외환에 투자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힐 매니저는 "유럽처럼 금리가 계속해서 떨어질 수 있다고 믿는 투자자는 채권이 여전히 안전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고 보고 60대 40 전략을 고수한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투자자들은 다른 국가의 투자자보다 외환 투자에 덜 익숙한 까닭에 외환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한다는 관념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BMO의 마융유 수석 투자 전략가는 "사람들이 외환 거래를 투기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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