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 기업들의 달러채 디폴트 규모가 이미 지난해의 세배 수준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에다 유가 급락, 미·중 관계 악화 등이 영업에 큰 피해를 주면서 기업들의 상환 능력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기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약해지면서 달러화 유동성 부족이 촉발됐다.

2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프랑스 은행 나티시스 자료를 인용한 것을 보면 올해 중국 기업들의 달러화 디폴트 규모는 120억달러로 지난해 전체의 40억달러의 세배를 기록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 완화정책으로 아시아 회사채 시장이 안정세를 찾았지만, 미·중 관계가 빠른 속도로 악화하고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달러채가 늘어남에 따라 디폴트도 증가할 것으로 중국 청신신용평가 장궈 매니징디렉터는 진단했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중국기업들의 달러채 규모는 1천18억달러에 이르며 내년에 그 규모는 10% 늘어나고 2022년에는 19% 더 증가할 예정이다.

부채가 많고 취약한 중국 기업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지난 3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대규모 달러화 부족이 달러화 회사채 시장에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장은 지적했다.

그는 "기업 펀더멘털 약화와 내부 유동성 압박으로 중국 기업들의 회사채 디폴트 규모는 증가하고 있다"면서 "해외의 팬데믹 상황이 통제되지 않았기 때문에 거시 여건을 고려해야 하며, 미·중 긴장 역시 중국의 달러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궈타이쥐난 인터내셔널의 소피아 천이링 매니징디렉터는 과거에 투자자들은 위험하지만 고수익을 안겨주는 부동산기업이 발행한 달러채를 선호했지만 3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이후에는 은행이나 금융기관이 발행한 안전한 달러채로 갈아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중국 베이징대 산하 국유기업인 팡정 기업의 디폴트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크게 흔들어놨다.

나티시스의 게리 응 아태 이코노미스트는 국유기업의 달러채 디폴트 비율이 처음으로 민영기업을 웃돌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에는 국유기업인 톈진물산집단유한공사(Tewoo Group·테우그룹)가 달러채 발행 역사상 최대 디폴트 기업으로 기록됐다. 5개 달러채가 포함돼 그 규모는 17억5천만달러에 달했다.

응 이코노미스트는 또 반도체와 기술 분야의 달러채 발행기업들의 압박이 커질 수 있다면서 무역전쟁으로 공급망 불안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기업은 해외시장 익스포저도 커 해외 매출의 비중이 각각 49%, 37%에 이른다고 그는 말했다.

smje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3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