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올해 초 발행을 늘린 특수은행채 가운데 8조원 넘는 만기가 연내 돌아올 예정이다.

최근 국고채 단기구간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등 개선된 자금 조달여건이 호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23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207ㆍ4204)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이 발행한 특은채 25조원이 올 4분기 만기를 맞는다.

이 가운데 8조4천400억원은 올해 발행된 채권으로, 특수은행이 지난 3~5월 집중적으로 찍은 만기 1년 미만의 단기물이다.

당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본격적으로 확산한 시점으로, 피해 지원을 위한 자금 확보가 시급했다.

대규모 차환 수요는 최근 강세장과 타이밍이 적절하게 맞아떨어졌다고 평가된다.

지난달 내내 상승하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한국은행의 단순매입 소식 등으로 이달 들어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난 1일 0.979%를 찍은 3년물 금리는 한 달 만에 0.900%를 하향 돌파해 전일 0.897%로 장을 마쳤다.

단기구간 채권 발행 여건이 좋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물량으로 차환이 이뤄졌다.

전일 하루 발행된 특은채는 총 1조5천100억원이었다.

일일 발행된 특은채 규모로는 지난 5월 15일 1조9천200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만기는 3년과 1년 6개월로 각각 7천억원, 8천100억원 규모였다.

1년 6개월물의 경우 대부분 특수은행에 발행 계획이 없었지만, 시장 수요를 확인한 뒤 갑작스럽게 채권을 찍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강세 분위기는 국채선물시장과 장외유통시장에서도 나타났다.

3년 국채선물 가격은 지난달 한 달 동안 50틱가량 급락했지만, 이달 초 반등해 전일까지 30틱 넘게 올랐다.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매도에서 매수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특은채는 전일 장외시장에서 총 4조7천여억원 거래됐고, 금리는 민평 대비 최대 1.0bp 낮은 수준으로 정해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당초 계획은 3년물을 3천억~4천억원 수준에서 발행하고 추가 수요가 있으면 더 검토해보자는 것이었다"며 "3년물은 네고 당시 국채선물이 강해졌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1년 6개월 유통물은 선물과 다르게 다소 강하진 않았지만, 거액의 수요가 들어와 발행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국채선물 가격이 내리고 금리는 올라서 발행이 여의치 않았었다"며 "최근 장이 강해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된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 확인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어서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달 발행을 꾸준하게 해왔지만, 수요가 많이 있어 발행을 늘렸다"며 "대출이 증가하면서 자금 조달 수단으로 채권을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한동안 발행 기조를 유지할 것 같다"고 말했다.

mj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3시 5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