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더슨 "이번 스토리는 아직 안 끝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제2의 테슬라로 시장에서 주목받아온 니콜라의 주가를 단번에 폭락시킨 힌덴버그 리서치의 네이선 앤더슨(36세).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앤더슨은 2017년부터 기업에 대한 부정적 보고서를 쓰기 시작한 힌덴버그 리서치를 설립했다. 회사 직원은 5명이 전부다.

앤더슨은 지난 10일 67페이지짜리 보고서로 니콜라의 주가를 곧바로 50%가량 떨어뜨렸다.

앤더슨은 보고서에서 니콜라는 수십 가지 거짓말로 이뤄진 사기업체라며 회사가 거짓말로 대형 자동차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왔다고 주장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 법무부가 보고서에 제기된 의혹을 살펴보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고, 니콜라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트레버 밀턴은 이번 논란으로 이사회 의장에서 사임했다.

니콜라 대변인은 힌덴버그의 보고서는 투자자들에게 "부정적 인상"이나 "부정적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힌덴버그는 공매도 투자자로 주가 하락으로 이익을 보기 위해 이같은 허위 사실을 퍼트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앤더슨은 "이번 스토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해 니콜라에 대한 부정적 뉴스가 더 나올 것을 시사했다.

그는 니콜라에 투자한 투자자와 경영진, 대기업들의 실사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힌덴버그는 공매도 투자자다. 주가 하락 시 이익이 발생하는 투자 방식으로 돈을 버는 회사다.

앤더슨은 이번 보고서가 나오기 직전, 소송에 시달리고, 파산에 직면한 상태였던 터라 이번 보고서 덕에 큰 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니콜라의 주가 상승과 폭락 과정은 1990년대 말 상황을 상기시켰다.

당시에도 많은 기술 기업들이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장밋빛 전망만을 쏟아내며 주가를 띄운 적이 있다. 이후 많은 기업이 2000년 봄에 고꾸라졌다.

지난 6월 니콜라는 이른바 역합병 방식으로 나스닥에 상장했다.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던 시점에 등장한 니콜라에 투자자들은 맹목적으로 투자했고,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소식은 주가에 기름을 부었다.

니콜라는 단 한 대의 차량도 만들어내지 않은 상태에서 포드의 시가총액을 한때 앞지르기도 했다.

그러나 앤더슨의 보고서로 니콜라의 시가총액은 이달 초 최대 300억달러 수준에서 110억달러를 밑도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헤지펀드 퀸트에센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가브리엘 그레고는 "이 모든 것이 그 보고서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힌덴버그 리서치 보고서를 읽은 후 니콜라에 숏 포지션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앤더슨은 코네티컷대학에서 국제비즈니스를 전공했으며 이후 데이터 전문업체 팩트셋 리서치에서 대형 투자회사들과 일한 경력이 있다.

앤더슨은 그곳에서 많은 투자자가 아주 평범한 분석, 즉 관행적 분석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고액자산가들의 투자를 담당하는 회사에 합류해 유망한 투자처를 찾거나 문제가 있는 투자 수단을 구별해내는 일을 맡았다.

2014년부터 앤더슨은 의심스러운 투자 회사들을 발굴하기 위해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후 정부로부터 보상을 기대하며 내부고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앤더슨은 2008년 월가 사상 최악의 금융 사기 사건인 버너드 메이도프의 폰지(금융 다단계 사기) 사건을 폭로한 해리 마르코폴로스 등 내부고발로 이익을 낸 이들이 자신의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전략은 통상 오랜 시간과 힘든 과정을 수반한다. 설사 내부고발이 성공하더라도 보상을 받는데 수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앤더슨은 상장된 기업보다 투자기업들이 사기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고 봤으며 한 공기업이 그의 사기 조사로 쓰러지는 것을 본 후 방향을 바꿔 힌데버그를 출범시켰다.

불법적인 행동이나 사기를 저지르는 기업을 찾아내 숏 베팅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한 것이다. 그는 보고서를 팔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보고서로 숏 베팅에 나설 파트너를 구할 뿐이다.

앤더슨은 2017년 사모펀드 캐탈리스트 캐피털에 대한 보고서로 캐탈리스트와 캘리더스 캐피털로부터 소송을 당하기도했으며 캐나다 광산업체 뉴퍼시픽메탈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했다가 오히려 주가가 올라 손해를 보기도했다. 뉴퍼시픽메탈의 주가는 은값 상승으로 올라 보고서의 문제 제기가 통하지 않았다.

앤더슨은 지난 6월까지 니콜라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었다. 하지만 니콜라 전 사업 파트너와 회사에 대해 잘 아는 또 다른 관계자로부터 회사와 관련한 문자 메시지, 이메일, 전직 직원들의 대화 내용 등을 공유한 이후 회사의 운영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앤더슨은 즉각 밀턴과 회사에 대한 공개된 자료를 검토하기 시작했고, 많은 부문이 투자자들을 오도하게 만들거나 부정확하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니콜라의 트럭을 언덕 위로 견인해 트럭을 밀어 내리는 비디오를 찍었다는 주장도 전 니콜라 사업 파트너로부터 들은 것이라고 전했다.

니콜라는 시제품의 비디오에서 트럭이 자체 동력으로 움직인다고 주장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앤더슨은 보고서에서 밀턴이 니콜라의 수소로 구동되는 세미트럭을 포함해 회사의 핵심 기술에 대한 진전 사항을 과장하고 파트너들을 오도하고 독점적 기술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밀턴의 사임에도 불구하고 니콜라의 문제는 밀턴을 넘어서는 문제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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