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회사채들이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겪었음에도 유통시장에서는 다소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등 발행시장과 온도 차를 나타냈다.

신용부도 위험 탓에 신용등급 하락분이 개별민평금리에 선반영됐고 국고채 금리까지 내리면서 캐리 투자 매력이 확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4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133)에 따르면 올 6월 신용등급이 'BBB'로 하향 조정된 두산이 지난 18일 발행한 회사채 두산302는 전일 장중 민평금리보다 97.2bp 낮게 거래됐다.

두산302는 지난 21일과 22일에도 연일 매수가 들어오며 일평균 87.6bp, 90.4bp 각각 낮은 금리에 팔렸다.

앞서 지난 10일 진행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두산302가 모집금액의 10분의 1인 50억원 주문을 확보한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이 같은 유통물의 상대적 강세 배경엔 모순적이지만 높아진 신용부도 위험이 자리한다고 시장참가자들은 분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이후 업황이 나빠지면서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뀐 기업들이 많아졌다.

나이스신용평가의 상반기 정기평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부정적' 등급 전망 및 '하향검토'가 부여된 기업은 57곳으로 '긍정적ㆍ상향검토'보다 5배 이상 많았다.

기관투자자만을 상대로 이뤄지는 발행시장에서 '부정적' 전망이 달린 회사채들은 미매각이 속출했다. 금융기관들이 보수적 운용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반면 유통시장에서 자산운용사와 개인투자자 등은 금리 차익을 노리고 캐리 투자에 뛰어들었다.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의 추가 실적 악화가 점쳐지는 만큼 하반기 정기평가에선 '부정적' 전망이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신용등급 하락 위험이 유통물에 미리 반영되면서 금리가 치솟았고 국고채와의 신용스프레드는 벌어졌다.

HDC현대산업개발('A+') 회사채 3년물 개별민평금리는 전일 기준 2.757%로, 신용등급 두 계단 아래인 'A-' 3년물 등급 민평금리보다도 242bp 높았다.

HDC현산 회사채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로 지난 15일 '부정적' 꼬리표를 뗐지만, 금리는 아직 일부만 내린 상태다.

지난 7월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났지만, 당시 발행된 2년물 HDC현산3-1은 전일 유통시장에서 평균 34.9bp 낮은 금리에 거래됐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분기 말 계절적 요인과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서 캐리 매력이 떨어진 탓에 크레디트물 거래가 약했지만 최근 며칠 새 유통시장이 다소 강해졌다"며 "이번 주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크레디트 채권에 '사자' 수요가 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mj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4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