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한국신용평가는 롯데그룹 두 축인 유통과 화학 부문이 올 하반기에도 극심한 실적 부진이 지속돼 재무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롯데쇼핑과 호텔롯데의 경우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커졌다.

한신평은 25일 보고서에서 "주력 사업인 화학과 유통 및 관광·레저부문 영업여건이 크게 악화하면서 올 하반기 그룹의 이익창출력이 상당히 저하될 것"이라며 "설비투자, 사업 구조조정 등으로 대규모 투자도 불가피해 단기간 재무부담을 완화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롯데그룹 두 축인 유통과 화학 부문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98.5%, 90.5% 급감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충남 서산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에서는 폭발사고가 발생하고, 롯데리아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악재도 계속되고 있다.

올 상반기 롯데그룹의 영업이익은 3천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천억원)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한신평은 "화학 부문의 경우 올 하반기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 정상화로 일부 부진이 회복될 것으로 보이나 상반기 부진을 만회할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인도네시아 NCC 설비투자 등으로 대규모 투자부담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유통 부문의 경우 온라인 유통채널 확산과 정부의 규제 강화,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침체에 경쟁사 대비 늦은 대응으로 실적 저하 폭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계열사로부터의 지분 매입, 종속기업 보유 차입금의 연결 재무제표 편입 효과, 리스 부채 인식 등으로 차입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롯데쇼핑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18년 상반기 5조1천억원에서 2019년 13조원, 올 상반기 13조7천억원까지 불어났다.

한신평은 지난 6월 롯데쇼핑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한신평은 "올 하반기에도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재무 부담 경감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차입금 확대로 매년 지출하는 자본비용도 많아졌고, 향후 점포 구조조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임차 위약금 등 일시적인 자금지출도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텔롯데 역시 코로나19로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보다 48% 감소하고, 3천42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한신평은 지난 4월 호텔롯데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한 단계 낮췄다.

한신평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2차 대유행 등으로 여행 수요위축이 당분간 지속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영업실적 회복 여부조차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영업환경 악화로 기업공개(IPO)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지연되고 있어 재무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 시 자산매각, 운전자본 축소 등 재무구조 개선 노력 여부에 따라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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