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금융위원회로부터 최소 2년간 규제 특례를 적용받는 혁신금융서비스 기업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영향이 나타나는 모양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NH손해보험에서 출시된 해외여행자 스위치 보험은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올해부터 가입자가 줄었다.

해외여행자 스위치 보험은 특정 기간 내에 해외여행자보험에 재가입하는 경우 재가입 시에는 별다른 절차 없이 온·오프(On·off) 기능을 통해 간편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지난해 6월 출시 이후부터 연말까지 가입자 수는 약 2만4천여건에 달했지만 올해 초부터 지난 8월까지 가입자 수는 2천 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가입자 수가 90% 넘게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6월 유사한 보험을 출시한 뱅크샐러드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뱅크샐러드 스위치 보험은 출시 두 달 후 첫 주 대비 가입자가 16배 이상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해 1월 이후부터는 성장세가 끊겼다.

한 업권 관계자는 "스위치 보험은 처음 가입도 중요하지만 재가입율이 더 중요한 상품"이라며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재가입율이 유의미해질 수 있는 시기에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면서 당초 원하던 만큼의 실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해외여행 수요에 기댄 환전 서비스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은 드라이브 스루를 통해 환전과 현금 인출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올해 5월 출시했다.

드라이브 스루 환전은 모바일로 환전을 신청한 고객이 차량을 이용해 드라이브 스루 환전소에 방문하면 차량번호 인식, QR코드, 생체인식 등을 통해 본인인증을 거친 뒤 외화 수령이 가능한 서비스다.

우리은행은 신세계와 업무협약을 맺고, 우리은행 본점 주차장 내에 드라이브 스루 존을 조성했다. 주말에 신세계면세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상황에서 환전에 대한 수요 자체가 떨어지면서 해당 서비스는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가 됐다.

DGB대구은행의 항공사 기반 환전 서비스는 당초 올해 4월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사실상 추진 계획이 무기한 유보된 상태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항공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항공권 구매와 환전 신청을 동시에 하고, 공항 체크인시 외화를 현찰로 수령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코로나19로 기업설명회(IR) 등이 차질을 빚으면서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도급거래 안심결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직뱅크는 금융위에 혁신금융서비스 부가조건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후 12개월 이내에 재무건전성 등을 갖추도록 부가조건을 부여받았지만, 코로나19로 투자 유치가 지연된 데 따라서다.

금융위는 코로나19에 따른 투자유치 지연과 서비스 실적 등을 고려해 재무건전성 충족기한을 12개월 추가 연장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금융지주나 은행 입장에서 핀테크 투자는 우선순위상 뒤로 밀려난 것이 사실"이라며 "핀테크 육성·투자에 적극적이었던 지난해와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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