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미국 달러화 약세 장기화 전망에서 달러 강세를 예상하는 쪽으로 시장참가자들의 인식이 옮겨가면서 서울 외환시장도 향후 달러 방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장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의지를 드러내면서 달러 약세의 장기화가 예상됐지만, 최근 잠재된 불확실성 재료가 한꺼번에 드러나면서 일주일 만에 분위기가 변했기 때문이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5일 미국 증시 조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중국 기술기업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유럽과 미국 등지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 조짐에 경제 봉쇄 우려가 커지는 등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고 진단했다.

연합인포맥스 달러 인덱스(화면번호 6400)에 따르면 지난주 FOMC 이후 다시 92선대로 내려가는 듯했던 달러 인덱스는 일주일 만에 94.6선 가까이 오르며 가파르게 반등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투자심리가 안전선호로 돌아서면서 그동안 안전자산의 지위를 의심받던 달러화에 다시 자금이 쏠리는 모습이다.

특히 그동안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던 유로화와 위안화 되돌림이 크다.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주 1.19달러까지 상승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구두개입과 유럽 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경제 봉쇄 조치 등으로 1.16달러 수준으로 빠르게 조정받았다.

역외 달러-위안(CNH)도 지난주 6.74위안대까지 레벨을 낮췄지만, 다시 6.83위안 수준까지 올랐다.

다만, 이날 위안화는 중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소식에 6.81위안대로 하락해 등락하는 모습이다.

환시 참가자들은 원화가 최근 달러화와 위안화 흐름에 강하게 동조하는 가운데 리스크오프 재료가 많아 달러-원이 계속 하락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내다봤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미국은 대선이 한 달 남은 상황에서 정치 이슈로 부양책이 나오긴 힘든 상황"이라며 "미 증시도 6개월 넘게 랠리를 이어온 만큼 기술주를 중심으로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코로나 2차 확산이 1차 확산과 마찬가지로 아시아에서 유럽, 미국 등지로 옮겨가는 모습인데, 속도는 더 빠르다"며 "국내 실물경기나 기업경기도 안 좋은 상황에서 달러-원이 더 하락하는 건 무리"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아직 달러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지만, 자산 가격이 급격하게 빠지면 언제 유동성 부족이 일어날지 모를 일이라고 전했다.

달러 강세가 얼마나 진행될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의견도 있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증시나 다른 통화 움직임을 볼 때, 달러-원도 상단을 좀 더 열어둬야 한다"면서도 "이번 달러 강세가 얼마나 장기간 지속할지는 상황을 좀 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까지 1,180원 선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1,150원대를 터치한 상황에서 매도 사이드는 지금 레벨을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어 매도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은 국내 추석 연휴 기간 글로벌 시장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유로화와 위안화 되돌림이 심한데, 달러-원도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지금 당장은 업체들의 네고물량에 상단이 제한되고 있지만, 월말·연휴가 끝나면 달러-원은 다시 1,180원대로 올라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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