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서울 채권시장에서 여전채가 빠르게 가격을 회복하고 있다. 만기가 3년인 구간을 중심으로 롤링효과를 노린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의 유동성 리스크 관리 강화 방안이 여전채 공급 축소로 연결된 점도 여전채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5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만기가 3년 남은 신한캐피탈채(AA-)는 민간평가사 금리보다 4bp 낮은 1.546%에 거래됐다.

같은 날 캐피탈채를 포함한 여전채는 만기가 2~3년 구간에서 민평금리 대비 3~5bp가량 강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참가자들은 그간 여전채 약세가 지속하면서 가격 메리트가 커졌다고 말했다. 특히 만기가 3년에 가까운 여전채 장기물의 경우 국고채보다 롤링 효과가 커 투자 매력이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전일 국고채 대비 캐피탈채 AA- 3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민평금리 기준으로 0.4bp 축소한 82.1bp를 기록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크레디트물 가운데 안전하면서 그나마 캐리가 나오는 건 여전채"라며 "단기물 심리가 돌아왔는지 모르겠지만 만기 2년 이상 구간은 확실히 그저께부터 강하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전일) 캐피탈채 2년 미만 구간은 일드가 나오지 않는다. 만기 3년 여전채는 국고채보다 롤링효과가 훨씬 크다"며 "국고채 대비 캐피탈채 3년물 스프레드의 하단을 80~85bp로 보면 여전히 강해질 룸이 있다"고 덧붙였다.

당국이 올해 4분기 중 발표를 예고한 유동성 리스크관리 방안도 여전채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7월 금융위원회는 여전사의 과도한 시장성 차입(여전채 발행)을 억제하고 자기자본 확충 유도 계획을 밝혔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국의 유동성 규제는 여전채 투자자에게 유리하다"며 "여전채는 발행량이 많은 게 약점으로 꼽혀 스프레드가 급등하곤 했지만, 발행량이 감소하고 자본 적정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사들은 규제를 앞두고 지난 7~8월에 채권 발행을 미리 늘려놓은 측면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4분기 여전채 만기 도래 부담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4분기 캐피탈채 만기액은 전분기보다 2조 원가량 적은 5조6천776억 원으로 집계됐다.

김 연구원은 "지난 7~8월은 대출이 활발한 때가 아닌데 여전채 순발행이 늘었다"며 "여전채 유동성 규제 전에 미리 발행을 앞당겨 놓은 영향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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