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가솔린 차량 퇴출 계획이 일본 자동차 산업에 역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자동차 업계의 탈(脫)가솔린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본격화되면서 일본 업체들이 전략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캘리포니아주는 2035년부터 가솔린 신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천명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23일 이와 같은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서해안에 큰 피해를 준 산불이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보고 환경에 끼치는 영향이 큰 운송 부문에서 온난화 대책을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작년 판매대수는 189만대를 넘는다.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이 47%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미국 기업의 점유율(30%)보다 높은 수치다.

일본 업체는 캘리포니아주에서만 유럽 판매대수 절반에 해당하는 물량을 취급하고 있어 글로벌 차원에서도 중요한 시장이다.

미국내 규제는 원칙적으로 연방정부가 정하지만, 환경 관련 이슈는 예외적으로 캘리포니아주가 독자적으로 규제를 만들 수 있도록 허용되고 있다. 다른 주가 캘리포니아주의 규제를 본받는 것도 허용된다.

뉴섬 주지사는 23일 기자회견에서 "(가솔린 차량 판매 금지는) 다른 주나 국가도 따라야 할 정책"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규제 강화 방안에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대형 3사와 일본, 유럽 주요 기업이 참여한 미국자동차혁신협회(AAI)는 "규제에 의한 시장 구축은 성공하지 못한다"라는 성명을 냈다.

하지만 신문은 캘리포니아주의 정책이 연방 차원의 환경 규제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전기자동차(EV)가 없는 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은 스바루의 최대 시장이지만 회사 측은 전기차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은 우선 2020년대 초반에 도요타와 공동 개발한 전기차 출시를 추진할 계획이다. 스바루 간부는 "환경 규제로 고객의 기호가 변화할 수 있다"며 "큰 이슈여서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쓰다도 현재 미국에서 EV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올해 가을부터 순차적으로 자사가 개발한 전기차 'MX-30'을 유럽과 일본에서 출시할 예정이나, 미국 출시와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중심으로 북미지역에서 친환경 자동차를 판매해 온 도요타도 전략을 전환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캘리포니아주 규제는 하이브리드차를 탄소 제로 차량으로 간주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도요타가 미국에서 판매한 신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11.5%지만 전기차가 아니라 대부분 하이브리드차였다. 회사의 중장기 친환경 자동차 전략인 연료전지차(FCV)도 판매대수가 얼마되지 않는다.

투자자들도 이번 규제가 일본 업체에 미칠 영향을 경계하고 있다.

25일 다시 반등하긴 했지만 스바루 주가는 전일 2.95% 하락했고, 마쓰다 주가는 3.65% 급락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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